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50.45달러였던 쿠팡 주가는 지난 17일 전일 대비 8.15% 급락한 주당 43.29달러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사진=일요신문DB
쿠팡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인 까닭은 보호예수(락업) 해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6570만 주 가운데 3400만 주의 락업이 18일 해제되기 때문이다.
보호예수는 상장 직후 지분을 많이 가진 주주나 임직원이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쿠팡은 락업 예외조항으로 주가가 공모가 35달러보다 높을 경우 대주주가 아닌 일반 직원들은 상장 후 6일째 되는 날부터 보유 주식을 팔 수 있도록 했다.
대주주의 경우에도 주가가 공모가보다 33% 이상 높을 경우 상장 12일 이후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 락업 예외 조항에 따라 시장에 쿠팡 주식 물량이 풀릴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쿠팡 주식을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만큼 쿠팡의 주가 하락 여파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인 11일 쿠팡 주식 3391만 달러(약 383억 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쿠팡 주가에 대한 전망이 갈린다. 쿠팡은 상장 첫날 종가 기준 기업가치가 약 891억 달러로 PSR(주가매출비율) 5.4배에 달하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성장성과 유통시장 점유율 상승 가능성은 높으나 PSR 3배 이상 오른다면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미래 성장성에 집중했다. 이 연구원은 “쿠팡은 밸류에이션 논란이 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인정해준 쿠팡 가치는 100조 원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쿠팡을 통해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같은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법론의 한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