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민의힘이 요구한 여론조사 방식과 문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안 후보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안 후보는 1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만 있다면 감수하겠다”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제시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 측에서 제시한 여론조사 방식은 10% 유선조사를 포함한 적합도‧경쟁력 병행 조사다. 당초 안철수 후보 측은 100% 무선조사를 주장했다. 양측은 17~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전화 비율 등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며 계획했던 시한을 넘겼다.
안철수 후보는 “제가 이기는 것보다 야권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고 단일화에 대한 국민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번 주말(20~21일)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22일까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 28일 투표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 선거운동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제1야당 후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안철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보수진영의 지지가 부족하다. 안 후보는 단일화에서 오 후보를 꺾기 위해 보수 지지층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 때문에 야권 승리를 원하는 지지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대의를 위해 한 발 양보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와 관련해 “토요일과 일요일에 조사가 들어가면 월요일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월요일 오전에 발표하고 어떻게 하든 24일 전에 끝내야 2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하고 현수막이 걸리고 유세차가 들어간다”며 “두 후보의 현수막이 같이 걸리는 일을 막아야겠다고 해서 안 후보가 기자회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태규 사무총장은 여론조사에 기호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 “기호를 넣고 조사한 여론조사를(그런 여론조사가 있으면) 갖고 와보라”며 부정적으로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