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31년 만에 사명을 기아자동차주식회사에서 기아 주식회사로 바꿨다. 사진=임준선 기자
기아는 2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명을 기아자동차주식회사에서 기아 주식회사로 바꾸는 방안이 확정됐다. 영문명도 KIA MOTORS CORPORATION(KMC)‘에서 ’KIA CORPORATION(KIA CORP.)‘으로 바뀐다. 조만간 등기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명 변경 작업이 완료된다.
앞서 기아는 올해 초 기존 제조업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자동차를 뗀 새 사명을 공개했다. 새 로고와 새 브랜드 슬로건은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다.
주총 사회를 맡은 송호성 기아 대표(사장)는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업의 확장을 의미한다”며 “기아는 이제 차량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이날 최준영 대표이사(부사장)를 사내이사에 선임하고, 한철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과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치학자 중 처음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으로 선출된 조 교수는 기아의 처음이자 유일한 여성 사외이사로, 감사위원도 맡게 된다. 조 교수 이전에는 검사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이귀남 변호사가 6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정관 조항 신설안도 의결됐다. 여성 이사 선임으로 이사회 다양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주총에서는 애플과 협력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송호성 사장은 “애플카와 관련해선 공시 내용 이외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기아는 지난 2월 8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기업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기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글로벌 경제는 침체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도 하락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266만2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3.7%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0.5%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올해는 외부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래 사업 전환 △고객 중심 경영 △기본 내실 강화를 3대 전략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 7월 출시 예정인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EV 시장의 입지를 확대하고, 전 차급에 걸쳐 전기차 라인업을 보유해 전기차 티어(Tier) 1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최근 기아 노조는 전용 전기차 EV6의 온라인 사전계약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사전계약이 실시되면 오프라인 판매망이 붕괴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현재 기아와 현대차는 해외에서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