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22일 “오세훈 후보는 10년 전 아이들을 차별하고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사퇴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가 이날 서울 성동구 뚝섬로 경수초등학교 앞에서 ‘엄마의 마음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합니다’ 정책공약 발표 뒤 이 학교 식당에서 어린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박영선 후보는 이날 서울 성동구 경수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이들 무상급식에 가장 중요한 점은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보편적 무상급식은 서울시가 책임져야 하는 게 시대의 흐름”이라며 “오세훈 후보는 10년 전 아이들을 차별하고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사퇴한 후보”라고 저격했다. 그는 “당시 (무상급식 대상이었던) 아이들이 유권자가 되었다”라면서 “그 20대 젊은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굉장히 사회적 차별의 아픔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후보는 “코로나19 이후 돌봄 영역에 대한 인식과 기준이 변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시대는 돌봄을 책임지는 서울시장과 ‘보육 대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 전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확대되어 왔지만 아직 유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더욱 어려워진 유치원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우리 아이들이 더이상 부실 급식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치원 무상급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요 예산은 약 835억 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30%에 해당하는 250억 원을 서울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영선 후보는 유치원 무상급식을 비롯해 ‘아이돌봄 걱정 제로 5대 공약’을 발표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교사 충원 △보육돌봄시설 인력 및 공간 두 배 확대 △초등아동을 위한 우리동네키움센터 대폭 확대 및 일대일 맞춤 보육교사 배치 △육아종합센터 기능을 강화해 양육상담지원서비스 제공 △21분 생활권 마을 돌봄공동체 추진을 내세웠다. 박영선 후보는 “아이돌봄을 공공, 민간, 지역사회, 부모 모두가 책임을 분담해 통합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오세훈 후보는 지난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TV토론회에서 무상급식에 대해 “무상급식은 없다. 세금급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아이들 무상급식에 가장 중요한 점은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오세훈 후보는 10년 전에도 아이들을 차별했고 그 이후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사퇴한 후보다. 시대 흐름에 뒤떨어지는 낡은 행정으로는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2011년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사퇴했던 과거가 공세 대상이 됐다. 오세훈 후보가 22일 오후 서초4동주민센터에서 공유어린이집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오세훈 후보의 ‘무상급식’ 이슈는 보궐선거 준비 기간 내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박영선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 역시 오세훈의 무상급식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 당시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오세훈 후보가 시장 시절) 무상급식에 시장직을 걸어서 사퇴했다. 모두 무책임한 일”이라며 “스스로 내팽개쳐버린 시장직을 다시 구한다는 것이 과연 명분이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무상급식 이슈는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격할 수 있는 큰 무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무상급식은 오세훈 후보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2011년 재선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후보는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자진 사퇴한 전력이 있다. 이후 오세훈 후보는 20대와 21대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고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떨어졌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