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결국 소속팀에서 부상 여파로 오는 25일 한일전 A매치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일부에선 손흥민의 부상이 과도한 ‘혹사’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핫스퍼 페이스북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1일 손흥민의 대표팀 합류 불발을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19분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끼며 교체 아웃됐다. 이후 회복기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고 결국 대표팀 제외가 공식화됐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손흥민은 토트넘의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이번 시즌같이 매 경기 풀타임에 가깝게 경기를 소화하지는 않았다. 토트넘의 전임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손흥민의 출전 시간을 관리해줬다.
이번 손흥민의 부상이 과도한 혹사 탓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말에도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일부 경기에 결장한 바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1경기에 나섰다. 특히 토트넘이 리그 29경기를 치른 현재, 부상으로 결장한 22일 아스톤빌라전을 제외하면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그마저도 대부분 풀타임에 가깝게 경기를 소화했다. 부상으로 빠진 아스널전, 하프타임에 교체 아웃된 3라운드 뉴캐슬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70분 이상 뛰었다. 리그에서 90분을 소화한 경기만 20경기다.
이번 시즌 41경기를 뛰며 기록한 플레이 시간은 3140분이다. 평균적으로 경기당 76.59분을 기록한 것. 3140분이라는 플레이 타임은 토트넘 내에서 골키퍼 위고 요리스,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공격수 해리 케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시간이다.
그간 일부 관리를 받아오던 손흥민에게 3140분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손흥민은 2019-2020시즌에는 시즌을 통틀어 3174분, 2018-2019시즌에는 3292분, 2017-2018시즌에는 3379분을 소화한 바 있다. 이번 시즌 종료까지 리그 9경기를 남겨뒀음에도 예년과 비슷한 시간을 뛰었다. 특히 2018-2019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번 시즌과 비슷한 시간을 소화했다.
혹사가 우려되는 손흥민에게 이번 시즌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 여파로 국가대표 소집이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을 제외하면 오랜 기간 국가대표 소집이 없었던 대한민국 대표팀과 달리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9월과 10월, 11월까지 꾸준히 A매치를 치러왔다. 손흥민은 수시로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예년과 달리 소속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3140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이스 브루노 페르난데스(사진) 등 소수 선수를 제외하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 최상위권의 출장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혹사’만 부상의 이유로 꼽을 수는 없다. 손흥민보다 더 많은 시간을 뛰고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적은 시간만 뛰고도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손흥민이 다친 햄스트링 부위는 경기 출전과 관계없이 불운함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햄스트링 부위의 이상은 불운함이 동반되는 부상이라지만 많은 경기에 지속적으로 뛰어 왔던 이번 시즌의 행적이 부상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은 짧게는 열흘, 길게는 1개월 이상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9월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유로파리그 예선, 리그컵 경기에만 각각 1경기씩 명단에서 제외된 이후 빠르게 경기장으로 돌아온 바 있다. 이번 부상의 경우 얼마나 회복 기간이 필요할지 알려지지 않았다. 시즌 중 두 번째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손흥민이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지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