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사진=박은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과 3월 23일 마무리됐다. 승자는 오 후보였다.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의 아래 공개되지 않았다.
오 후보의 첫 번째 승리 비결은 강력한 조직이었다. 여론조사가 진행된 3월 22일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당원들에게 독려 문자를 보냈다. 서울 곳곳에 촘촘하게 갖춰진 제1야당의 조직이 변수가 많은 여론조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역시 조직의 힘이 막강했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했으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입지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조직이 구세주가 됐다”고 했다.
두 번째 비결은 지지층의 귀환이었다. 잠시 안 후보 쪽으로 기울었던 보수 지지층이 ‘대 박영선 양자구도’를 떠올리며 대거 오 후보 쪽으로 귀환했다는 분석이다.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설 서울시장 후보로 제1야당 주자를 밀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는 후문이다.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3월 23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지난주 초만 해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회원들이 많아졌다가 3자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자 다시 오세훈을 지지하자는 쪽으로 뜻이 뭉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라는 이벤트 분위기 속에서 갈팡질팡하던 보수 지지층의 표심이 여론조사를 앞두고 대집결한 것처럼 보였다”면서 “결국 어떤 쪽이 보수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부에 투쟁할지를 고려한 점이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4월 7일 펼쳐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양자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당내 경선 통과부터 불분명했던 오 후보는 차근차근 서울시장 유력 주자들을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10년 전 ‘무상급식 국민투표’ 이후 서울시장 직을 사퇴했던 오 후보와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을 내세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결이 남은 상황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