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LG그룹 신설 지주사가 사전협의 없이 LX로 사명을 정하고 상표출원을 강행한 데 대해 법적 대응 방침을 세웠다. 사진=일요신문 DB
23일 LX 이사회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고본준 LG 고문의 신설 지주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운영위원회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LG 신설 지주사가 사전협의 없이 LX로 사명을 결정하고 상표출원을 강행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이를 제지하는 법률적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LX 이사들은 “LG그룹 신설 지주사가 동일한 사명을 이용하는 것은 그간 LX가 쌓아온 주지성과 차별성에 무상으로 편승하는 처사이며, 공공기관의 신뢰성과 공신력 하락과 함께 국민의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며 우려 입장을 나타냈다고 LX는 밝혔다.
LX는 2012년 새로운 기업 이미지(CI)와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하고 12개 지역본부와 169개 지사의 간판과 옥외 광고물 등을 교체했다. 이후 TV와 라디오, 신문광고 등을 포함한 LX 브랜드 사업에 332억 원을 투입했다. 2012년부터 공사가 ‘LX한국국토정보공사’라는 브랜드로 언론에 보도된 양은 이미 4만 3000여 건을 넘는다.
LX가 추진하는 핵심사업인 지적측량의 경우 매년 23만 건이 접수·처리되고 있다. 2030년까지 1조 3000억 원이 투입될 지적재조사는 일제의 잔재를 없애고 디지털 국토의 토대를 닦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LX의 기술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ODA 사업은 정부, 세계은행, UN 등과 협업하는 국책사업이다. LX 측은 특히 이 지점에서 LG와의 오인 혼동성이 높아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 측은 입장을 내고 “지난 3월 16일 양사가 사명 사용 관련 혼선을 최소화하고 상생협력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에서 공사가 법률적 방안을 강구할 것을 결정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의 상표는 로고와 디자인, 색상 등이 명확히 구분돼 오해 소지가 적고, 사업 내용도 전혀 달라 공사 측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며 “불필요한 논쟁 대신 양사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최근 구광모 회장의 작은아버지 구본준 ㈜LG 고문이 이끌어갈 신설 지주회사 사명을 ‘LX홀딩스’로 확정했다. 그동안 ‘㈜LG신설지주’로 불려왔는데, LG그룹이 오는 3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분할 승인 계획을 지난 3월 11일 공시하면서 새 이름을 함께 공개했다. 주총에서 분할 승인이 이뤄지면 ㈜LG와 ㈜LX홀딩스로 분리되며 LX그룹이 출범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