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23일 숭문고의 학교법인 동방문화학원과 신일고의 신일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학교 측은 교육청의 평가 기준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왔다. 교육청이 평가 지표를 사전에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고 평가 당시 새로운 평가 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변경됐는데도 이를 학교 운영성과에 소급 적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교육청 측은 지정 취소 처분이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전흥배 숭문고 교장은 선고가 끝난 뒤 입장을 밝혔다. 전 교장은 “마음이 씁쓸하다”며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전념해야 할 이 시간에 법정에 와야 하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자사고도 서울시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교육에 열중해야 하는 학교다. 조희연 교육감께서 자사고도 열심히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할 것 같다. 항소도 취소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학교와 서울시교육청 간 행정소송은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중앙고, 이대부속고, 한대부속고 등 8개 학교에 대해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리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자사고 자격이 박탈된 8개 학교들은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취소 처분 소송을 냈다. 이 가운데 배재고와 세화고가 지난달 18일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리고 오늘 숭문고와 신일고가 승소하면서 서울 내 자사고 취소처분을 받은 8개 학교 중에서 승소한 학교는 총 4군데가 됐다. 법조계에서는 남은 학교도 승소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항소의 뜻을 전했다. 교육청은 23일 ‘숭문고·신일고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법원의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대부고와 중앙고의 선고는 5월 14일이며, 경희고와 한대부고는 5월 28일에 선고기일이 열린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