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생 이영준은 인천과의 경기에 나서며 K리그1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고교생 이영준은 준프로계약을 맺고 프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구단 산하 유소년 선수의 기량 향상, 유망주 조기 발굴, 구단들의 유소년에 대한 투자 강화 유도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준프로계약제도는 2018년부터 시행됐다. 이전에도 만 16세, 17세 등 어린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학교를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들어야 했다. 학교에 적을 두고 있더라도 프로 계약 이후엔 학원 무대에서는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다.
준프로계약 제도는 이같은 내용을 보완하는 제도다. K리그 산하 유스 클럽 소속 선수 중 만 17세가 되는 해부터 계약이 가능하다. 구단은 준프로계약을 맺으면 선수에게 연 1200만 원의 기본급을 지급해야 한다.
준프로계약을 맺은 선수는 과거 어린 시절 프로에 데뷔한 선배들과 달리 프로 구단에서의 경기 출전은 물론 유스 클럽 소속으로도 유스 대회 병행이 가능하다.
이같은 준프로계약 제도는 최초 도입됐던 2018년에는 리그 전체 단 2명에 머물렀지만 해를 넘길수록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이후 2019년 4명, 2020년 3명, 2021년 5명으로 계약 인원이 변모해왔다.
특히 이번 시즌은 교체 카드 5장 도입과 동시에 U-22 의무 출전 규정이 강화되며 구단들이 어린 선수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연스레 준프로계약 선수들도 기회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K리그에서 준프로계약을 경험한 선수는 14명이다. 첫해 수원 삼성 소속 박지민과 김태환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이 경기장에 실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반면 이번 시즌 5명의 고교생 K리거(강성진, 이태민, 조혜성, 허승찬, 이영준) 중 강성진(서울), 이태민(부산), 이영진(수원FC)은 아직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시기임에도 K리그 경기에 출전하는 경험을 얻어냈다. 이전까지 9명의 준프로계약 선수 중 단 2명만이 기회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K리그1과 K리그2 역사에서 최연소 기록이 연이어 갱신되기도 했다. 지난 3라운드에서는 서울 소속 강성진이 17세 11개월 12일에 경기에 나서며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고 직후 라운드에서는 수원FC 소속 이영준이 17세 9개월 22일로 신기록을 세웠다. K리그2에서는 지난 3월 7일 부산의 이태민이 17세 9개월 26일이라는 최연소 출장 기록을 남겼다. 참고로 프로축구 역사 전체 최연소 출장 기록은 한동원(16세 25일)이 보유하고 있다.
어린 유망주가 조기에 프로 무대를 밟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일본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는 쿠보 다케후사(헤타페)는 2015년 당시 15세의 나이로 J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스타 웨인 루니,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등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준프로계약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는 K리그에서는 어떤 스타가 탄생할지 기대감이 쌓이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