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박은숙 기자
야권 단일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행보는 서울이나 부산이 아닌 광주였다. 김 위원장은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과 대화에서 “국민의힘에서 거의 임무를 마쳐가는 과정”이라면서 “4월 7일 선거가 끝나기 전 한번 다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20년 11월 3일 광주를 찾은 뒤 4달 만에 민주묘지를 방문했다. 8월엔 보수정당 대표론 최초로 무릎을 꿇고 ‘5·18 홀대’를 사과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광주를 전격 방문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의외의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 방문이 서울시 호남 출신 유권자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 유권자 가운데 호남 출신은 전체 인구 15%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 내부에서도 호남 민심을 놓쳐 왔던 것이 서울 전국선거 7연패로 이어졌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3월 23일 야권 단일화를 마친 뒤 “내 할 일의 90%를 마쳤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 남은 10% 임무는 보궐선거 승리와 더불어 차기 대선 승리 초석을 다지는 것이란 야권 내부 반응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상대방이 가장 약한 시기에 호남 민심을 공략하면서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 포석을 확실히 놓는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