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진=최준필 기자
‘전광훈 공방전’은 3월 24일 오전 막을 올렸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중앙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오세훈 후보는 극우 정치인”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 후보를 극우 정치인으로 규정한 근거를 ‘전광훈 목사 집회 참석’으로 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오 후보는 2019년 10월 전광훈이 주도한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면서 “태극기 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해 극우 정치인으로 전락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 후보가 집회에 참여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 환자, 정신나간 대통령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선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맞불 작전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016년 전 목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캡쳐한 사진이었다. 해당 행사는 전 목사가 이끌던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였다.
박 후보는 해당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법, 그리고 이슬람 문제, 저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드린다”며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한다”고 발언했다. 이런 발언에 전 목사는 “박영선 의원님을 야당(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세우자”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악수하는 장면.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이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전 목사와 같이 행사 참석했다고 극우라고 몰아붙이면, 박 후보도 극우”라면서 “극우 후보간 한판 대결 하자”고 했다.
때 아닌 ‘전광훈 공방전’에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 역시 입장을 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영선 후보 측은 “극우집회와 기도회는 행사 성격이 다르다”면서 “종교인이 의례적으로 덕담한 것과 오 후보가 ‘문 대통령을 파면하라’고 말한 것을 같은 같은 맥락에서 비교해선 안 된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3월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시 우리 당이 주최한 광화문 집회에 갔었고, 여러 집회에서 2~3차례 연설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인가, 독재자 아닌가’라고 말한 기억도 난다”고 했다. 오 후보는 “현 정부가 갈라치기, 반통합 분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게 독재자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