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동백꽃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떠나실 거에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가수 송창식이 노래한 고창 선운사의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아찔한 붉은빛의 유혹을 시작했다. 전북 고창 선운사는 뒤뜰에는 500여년 수령의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5000평에 군락을 이뤄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25일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에 새빨간 동백꽃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다음 주말이면 만개해 빨간 꽃잎과 짙푸른 잎사귀가 천년고찰을 배경 삼아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할 예정이다.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꽃말을 지닌 동백꽃은 나무 위에서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꽃봉오리가 땅으로 통째로 떨어져 마치 땅 위에 피어난 것처럼 땅에서 두 번째 꽃을 선사한다. 그리고는 우리 마음에서 세 번째 꽃을 피운다.
선운사 동백나무는 사찰 창건당시 화재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식재한 것으로 추정되며 동백열매의 기름을 등화 연료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동백꽃이 하나의 아름다운 숲을 이룬 곳은 흔치 않아 천연기념물 184호로 지정돼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흥구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