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주택공급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오세훈 후보가 당선 시 가장 주목받을 지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동구 성수동, 양천구 목동 등 한강 일대다. 오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대표 규제인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을 없애고 최고 50층까지 아파트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 후보가 자신의 서울시장 불명예 사퇴로 중단된 ‘한강변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재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에서 정한 ‘35층 층고제한’은 서울시장이 직접 고치면 해결할 수 있다.
관건은 야당 소속 서울시장의 공약 실현 가능성이다. 박원순 전 시장도 여의도 개발 등을 두고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과 이견을 보였고, 결국 무산됐다. 규제를 강화할 수는 있어도 중앙정부와의 협조 없이 서울시장 힘만으로 서울의 부동산 정책을 모두 뜯어고칠 수는 없다.
오히려 실마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풀리는 모습이다. 박영선 후보는 서울 아파트의 ‘35층 규제’와 관련,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고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에도 ‘35층 규제’를 풀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여의도·강남 재건축·재개발과 관련해서도 ‘공공’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서울 표심을 잡아야 할 민주당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질 경우 LH한국토지주택공사 비리로 촉발된 공공주도형 부동산 정책이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선에서는 민간 역할을 강화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를 배제하기 어렵고, 오세훈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