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부산 범일로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사진=최준필 기자
―직접 체감하는 부산지역 민심은 어떤가.
“한마디로 말해 정권심판에 대한 민심이 생각보다 깊고 넓다. 그동안은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눌려 있었다면 지금은 문재인 정권 4년의 실정과 무능, 위선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부산시장 선거 초반부터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격차가 줄고, 중도층이 늘어난 수치를 보이기도 한다.
“우리의 판세 분석을 보면 여론조사상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특히 보궐선거에서 중요한 건 투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큰 적극 투표층이다. 적극 투표층에서 지지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금 민주당이 하고 있는 네거티브 공세가 오히려 시민들에게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본다.”
―승리를 자신하나.
“승리를 자신하는 건 없다. 끝까지 겸손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지금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왜 일어났는지 반성을 하면 건전한 정책 선거로 해도 시민들이 곱게 봐줄까 말까다. 그런데 선거를 지금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그 점에 대해 시민들이 오히려 분노하고 있다.”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엘시티 특혜분양, 딸 입시비리, 국회 식당운영권 측근 특혜입찰, 배우자 건물 재산신고 누락 등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신상털이식, 경마 보도를 유도하는 것 같다. 전략으로 움직이는 거라고 본다. 민주당이나 친여권 세력에서 첩보를 제공하고, 이를 취재하게 만들고, 약간의 의혹이 있는 사안을 부풀려서 보도하고, 경마식 보도를 내놓고, 그 보도를 갖고 여당 의원들이 공격하고, 그게 또 다시 뉴스로 나오고.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 방식이다. 과거에 많이 봐왔다. 문제는 분명한 불법이나 비리 특혜가 없는 상태에서 이렇지 않겠느냐는 의혹 제기만 계속 피우고 있는 것이다. 후보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법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이 아닌 것은 충분히 소명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나온 의혹 제기 중 부끄러워 할 만한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배우자가 불가피하게 매입한 거지만, 내가 엘시티에 산다는 게 시민들에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드리지 않을까 걱정은 있다. 그 문제는 나중에 다르게 해결하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 재직 당시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의혹도 사실이 아닌가.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내가 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 또 내가 사찰을 지시한 결과로 문건을 받아본 적도 없다. 여권에서는 역대 국정원이 청와대에 정보보고 했던 사안들을 전부 불법사찰이라고 하면서 몰아가는 것이다. 국정원법에 직무이탈인지는 모르지만 역대 정권이 다 받아봤던 정보다. 그 정보보고 범위를 넘는 수준을 받아본 적이 없다. 만약 그런 식으로 따지려면 문재인 정권 초기에 국정원에서 보고했던 자료도 다 공개해야 한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문제제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가 먹힐 환경이 아니다. 민주당이 선거 전략 잘못 쓰고 있다. 박형준이라는 개인과의 싸움이 아니다. 부산시민들의 여론은 대한민국 바로잡고 부산 새로 살리자는 것이다. 인물 대결보다 구도 경쟁이 더 중요해졌다. 서울시장 선거도 마찬가지다. 과거 선거는 집권여당이 재집권 이유를 설명하며 정책선거를 유도하고 야당이 네거티브를 했는데, 이번 선거는 거꾸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와 심판 성격이 굉장히 강하다. 이를 네거티브로 돌파하겠다고 하면 쉽지 않을 거다.”
3월 24일 부산 범일로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사진=최준필 기자
―공약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궁금하다.
“한마디로 청년들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대학들이 작년까지만 해도 미달이 별로 없었는데, 올해는 다 미달 사태다. 부산의 대학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몸부림을 쳐야 좋은 기회가 온다. 부산의 청년들이 머물게 하고 돌아오게 하겠다. 청년들이 육성되는 것을 보고 기업들이 부산에서 기업을 할 마음이 생기게 하겠다. 부산 곳곳에 창업, 산학협력단지, 벤처단지 등 새로운 도전이 일어나는 일자리 공간을 곳곳에 창출하겠다. 그것을 위한 돈을 가져오겠다. 요즈마그룹 펀드, 테조스 등 글로벌 펀드들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투자 의향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 기업들도 펀드를 만드는 데 참여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겠다.”
―가덕도 신공항도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인가.
“혁신의 인프라다. 가덕도 신공항, 2030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등이 좋은 기폭제가 될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국제 물류 허브 공항으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온 지혜와 자원을 동원해서 추진하겠다.”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될 때만 해도 부산시장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거라 전망됐는데, 현재 분위기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가덕도 신공항은 워낙 오래된 이슈고 여야를 넘어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문제다. 서로 찬반이 맞부딪쳐야 이슈로 떠오르는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가덕도 신공항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로 논쟁이 넘어가야 하는 국면이다. 가덕도 신공항으로 이번 선거에서 정치적 이익을 보겠다는 심산이면, 그 계산은 맞아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산의 일자리와 경제 문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는 여전히 공방이 치열하다.
“국책사업을 두고 논란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KTX를 설치할 때도 논란이 있었고, 인천국제공항을 지을 때는 가덕도 공항보다 반대가 더 심했다. 경부고속도로도 마찬가지다.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을 물류 허브 도시로 만들겠다는 국가의 장기 비전하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 가운데 제기되는 기술적 어려움은 중앙정부가 앞장서 풀어줘야 한다. 그걸 발목 잡으면 안 된다. 대한민국 전체 중 수도권만 잘나가면 되겠나. 그럼 수도권은 과밀화 현상으로 더 복잡해지고, 남부권은 완전히 죽는다. 국가 경쟁력 전체를 보더라도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 물류 허브 기능을 하는 도시가 하나 있는 것보다 두 개 있는 게 더 낫다. 남부권에 그런 도시가 있으면 남부권 경제 전체가 살아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보궐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거라 보나.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가 민간주도 주택 공급을 하지 않고 공공주도의 주택 공급에 치우친 나머지, LH에서 정보 독점과 비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일어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에 좌절한 시민들이 대단히 많다. 집을 못 가진 사람들은 못 가진 대로 불행하고, 집 가진 사람들은 집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당장 세금이 폭등해 어려운 환경이 됐다.”
―LH 사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먼저 수사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그 후에 대책으로 가도 늦지 않다. LH 사태는 특수수사다. 검찰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검찰을 배제하고 수사를 하니까, 확실히 밝혀낼 수 있겠느냐 의문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들려 달라.
“뒤 안 돌아보고 앞만 보고 갈 것이다. 시민들 만나 유세하면서 계속 호소할 것이다. ‘이번에 한번 바꿔보자. 바꾼 힘으로 대한민국도 바로잡아보자.’ 이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부산=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