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오치훈 사장이 2005년 6월 부산 강서구 대항동 인근 토지를 매입할 당시 그의 주소지는 부산 삼익비치아파트였다. 그런데 앞서 2005년 1월, 대한제강은 오 사장이 거주했던 삼익비치아파트를 매입했다. 오너 일가만을 위한 사택 구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수영구에 위치한 삼익비치아파트는 부산의 대표적 명소인 광안대교가 있는 광안리 해변에 자리하고 있다. 한때 수영구뿐만 아니라 부산을 대표하는 대단지 중 하나로 꼽혔다.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이 2005년 거주했던 부산 삼익비치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이 아파트의 거래 과정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2010년 5월, 대한제강은 해당 삼익비치아파트를 이경백 현 대한제강 대표에게 매각했다. 매각가는 3억 8000만 원으로 당시 시세에 비해 저렴하게 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삼익비치아파트(115.6㎡ 기준) 12건의 거래 중 10건이 4억 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됐다. 대한제강과 이경백 대표의 거래는 2010년 삼익비치아파트 매매 건 중 가장 저렴했다.
이경백 대표는 2018년 1월 삼익비치아파트를 7억 6000만 원에 매각해 3억 8000만 원의 차익을 거뒀다. 정리하면 대한제강이 2005년 매입한 삼익비치아파트는 오치훈 사장 거주지로 사용됐고, 이후 저렴한 가격에 이경백 대표에게 매각한 후 이 대표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거둔 셈이다. 일요신문은 대한제강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한편 오치훈 사장은 2005년 가덕도 내 대항동 토지 1488㎡(약 450평)를 매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오거돈 전 시장과의 관계 때문에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오거돈 전 시장 일가가 가덕도 일대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전수 조사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투기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