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명지대 교수
하지만 당장 4월 2일부터 사전 투표가 시작된다. 본 투표일까지도 10여 일 남짓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 전략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판을 뒤집을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에 눈길을 끌 만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3월 25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서울시민 만 18세 이상 806명을 대상으로 24일 조사, RDD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11.0%,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응답자의 82.2%는 지지 후보를 선거 날까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열혈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고 서울에서의 당 조직이 강력한 여당이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은 자신들의 지지층을 최대한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다. 지지층 확대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추구했던 전략 역시 지지층을 확대하기보다는, 되도록 많은 자신의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오게 만드는 전략이었다. 이런 트럼프의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트럼프는 비록 재선에 실패했지만, 역대 대선 최다 득표에 성공한 ‘패배자’가 됐다. 트럼프가 이런 전략을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지지율 평균이 45% 정도는 됐기 때문이다. 이 정도 지지율을 유지하면, 자신의 지지층이 최대로 투표장에 가기만 하면 승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실패한 이유는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켜 투표장에 가게 만드는 것만 생각했지, 이에 대한 반작용은 제대로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지지층이 결집하면 상대방 역시 결집할 것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 여당도 이런 전략을 구사하려고 하는 것 같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평가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현재 여당 지도부가 하는 행동을 보더라도,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우선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35%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지율이 45% 정도는 돼야 먹힐 수 있는 전략을 30%대 지지율에서 구사하고 있다.
또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보궐선거 투표율은 평균적으로 30%대에 머문다. 만일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이 정도의 투표율을 기록한다면, 여권은 현재의 지지율로도 지지층만 제대로 투표장에 나간다면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투표율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번 보궐선거 투표율이 50%를 넘는다면 지지층 위주의 선거 전략이 실패할 것이고, 재보궐 선거 평균 수준의 투표율이 나온다면 지지층 중심의 선거 전략은 성공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데, 유감스럽게도 투표율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투표 의향을 묻는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정답이 있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모범생 콤플렉스’가 작동해서 자신의 생각이 아닌 정답을 말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정말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