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 노부유키(55)가 26일 재판에 또 불출석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26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 씨의 공판에서 “피고인의 불출석으로 재판 진행이 어렵다”며 다음 기일을 오는 4월 9일로 지정했다.
스즈키 씨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에 이른바 ‘다케시마 말뚝’을 묶고 위안부를 모독하는 발언을 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시에 있는 윤봉길 의사 추모비에 다케시마 말뚝을 세워둔 사진과 함께 ‘윤봉길은 테러리스트’라는 글로 윤봉길 의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도 있다. 그는 2015년 5월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다리가 잘린 소녀상 모형을 보내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스즈키 씨는 과거 검찰의 소환통보에 불응한 채 서울중앙지검에 말뚝을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법무부가 2018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범죄인 인도청구를 하고 이와 별도로 2019년 1월 일본에 인도를 다시 한 번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에서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범죄인 인도청구를 적극적으로 독촉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위안부 문제와 독도 등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위안부 문제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합의를 통해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종결됐다는 일본 정부 측 주장으로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은 상황이다.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93)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위안부 문제를 유엔 사법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해 국제법에 따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수 할머니는 “미국에서도 재판을 받고, 일본에서도 해봤고, 한국에서도 하고, 이제는 할 거 다 했다”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가서 이걸(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밝히자고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를 ICJ에 회부하자고 한국과 일본 정부에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이 할머니는 “양국이 책임을 갖고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완전한 해결을 하고 양국 간 원수지지 말고 친하게 지내야 할 것 아닌가. 언제까지 이렇게 으르렁대기만 할 것인가”라며 “(위안부 문제의 국제법 여부에 대한) 판결을 받아 완전한 해결을 짓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