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스토리’ 1편(관련기사 [주간트롯] 임영웅 스토리① 군고구마 팔며 버스킹 ‘발로트’ 완성)에서 이런 표현을 썼다. 그렇다면 TV조선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호그와트일 것이다. J.K. 롤링의 소설 속 세계관에선 마법학교가 호그와트뿐이지만 대한민국에는 또 다른 마법학교들도 많다. 요즘에는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 워낙 많아 트롯 신인들의 등용문도 넓어졌다. 또한 J.K. 롤링의 소설에 해리포터를 도와준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임영웅도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이들이 많다.
2020년 TV조선 ‘뽕숭아학당’에서는 ‘미스터트롯’ F4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가 인생에서 고마운 은인들을 초대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임영웅은 소속사 신정훈 대표를 초대했다. 사진=TV조선 ‘뽕숭아학당’ 방송 화면 캡처
#이명박, JK김동욱, 그리고 신정훈 대표
아무래도 임영웅에게 ‘덤블도어 교수’ 같은 역할의 사람을 손꼽으라면 소속사 물고기뮤직의 신정훈 대표일 것이다. 2020년 TV조선 ‘뽕숭아학당’에서는 ‘미스터트롯’ F4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가 인생에서 고마운 은인들을 초대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임영웅은 소속사 신정훈 대표를 초대했다. “내가 트롯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함께하고 계신 분”이라고 신 대표를 소개한 임영웅은 “감사한 사람 모신다고 했을 때 너무 많은데 그래도 가장 가까이에서 감사한 분이 대표님이었다. 어떨 때는 형 같고 어른 같고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사실 신정훈 대표는 연예기획사 대표 이전에 실력파 프로듀서다. JK김동욱의 프로듀서였던 그는 JK김동욱이 소속사를 나와 새로운 엔터사를 차릴 당시 그와 함께했다. 그렇게 JK김동욱과의 인연으로 신 대표는 프로듀서에서 물고기뮤직 대표가 됐다.
JK김동욱이 신정훈 대표와 함께 소속사를 차리게 된 계기는 전 소속사와의 잦은 마찰 때문이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그의 노래가 이명박 후보의 선거 유세곡으로 쓰였는데, 지난해에도 다시금 논란이 됐다. 그 노래는 2007년 9월 출시한 싱글 앨범 수록곡인 빅토리(Victory)다. 이를 과거 소속사가 이명박 후보 측에 유세곡으로 사용하게 했던 것이다. 애초 빅토리는 JK김동욱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응원가로 준비한 음원이었고 실제 2008년에 베이징올림픽 응원가로 재발매됐다.
이런 전 소속사와의 마찰은 계약기간 만료로 마무리됐고 이후 JK김동욱은 신정훈 대표와 함께 물고기뮤직을 설립한다. 신 대표는 프로듀서로도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 JK김동욱이 가수로 재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했을 때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됐다. 특히 1992년에 발표된 한영애의 ‘조율’을 가스펠적인 느낌으로 편곡해 크게 화제가 됐었다.
2016년 1월 1일 JK김동욱이 물고기뮤직을 떠난다. 회사를 대표하는 뮤지션을 떠나 보낸 신 대표는 그해 7월 SBS ‘판타스틱 듀오’ 이수영 편에 출연한 가수 지망생을 한 명 발견하고 바로 연락을 취한다. 그렇게 신 대표에게 발탁된 임영웅은 한 달 뒤인 2016년 8월 데뷔앨범 ‘미워요’를 발표하며 정식 가수가 된다. 이명박 후보의 선거 유세곡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JK김동욱과 신정훈 대표를 거쳐 임영웅의 데뷔로 이어진 셈이다.
‘미스터트롯’ TOP6와 함께 다양한 방송 활동을 이어간 임영웅은 1등만 잘 풀리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주요 출연자가 모두 스타가 되는 새로운 현상을 주도했다. 사진=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방송 화면 캡처
#그리핀도르 친구들 같은 ‘미스터트롯’ 톱6
오늘날의 임영웅이 있기까지 굳건한 터전이 되어 준 존재가 신정훈 대표와 물고기뮤직이라면 스타로 등극시켜 준 것은 단연 TV조선이다. 임영웅은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스타덤에 올라 결국 진의 자리에 올랐고 이후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뽕숭아학당’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등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미스트롯2’에도 마스터로 출연했다.
여기서 만난 좋은 동료들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미스트트롯’ 톱6와 함께 다양한 방송 활동을 이어가는 임영웅은 1등만 잘 풀리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주요 출연자가 모두 스타가 되는 새로운 현상을 주도했다. 이제는 ‘미스트롯2’에서 결승전에 오른 톱7과도 다양한 콜라보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스트롯1’ 출신인 홍자와도 멋진 노래 대결을 펼쳐 시청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만약 임영웅이 더 큰 계약금을 받고 더 좋은 조건으로 다양한 연예계 활동을 하고, 또 해외 진출까지 노린다면 대형 연예기획사로 소속사를 옮기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어쩌면 가요계에서 대형 연예기획사는 호그와트의 기숙사 ‘슬리데린’일 수 있다. 순혈주의를 내세운 슬리데린은 마법세계에서 출세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가장 좋은 기숙사일 것이다. 해리포터도 슬리데린을 먼저 추천 받았다.
그렇지만 해리포터는 그리핀도르 기숙사를 선택했다. 임영웅 역시 지금까지 함께한 소속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역시 작은 소속사에서 꿈을 키우며 ‘미스터트롯’으로 스타덤에 오른 톱6와 함께하고 있다. 그들이 모두 임영웅에겐 해리포터의 그리핀도르 친구들 같은 존재일 것이며 임영웅은 그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트롯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