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용문시장 네거리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26일 부산 진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회의에서 “우리 부산은 3기 암환자와 같은 신세”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3기 암 환자는 수술 잘하고 치료 잘하면 회복하고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며 “그런데 말만 앞세우는 훈수꾼, 훈수 전문가가 수술을 맡으면 그 환자는 죽을 수 있다”고 했다. 김영춘 후보는 “경험 있는 의사, 유능한 의사가 필요하다. 제가 3기 암환자 신세인 부산을 살려내는 유능한 사람”이라며 “저 혼자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했다.
김 후보의 말은 의사의 실력에 따라 환자의 생사가 오가듯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부산시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취지였다고 했지만, 환자에 비유한 것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자신의 SNS에서 “김 후보의 망언은 부산뿐만 아니라 암과 투병하는 환우들도 함께 모독하는 것”이라며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서울 강서구 등촌동 증미역 2번 출구 앞에서 이를 거론하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냐”라고 말했다.
이에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사과는 못 할망정 되레 큰소리치는 것을 보니 감정이라는 게 없는 분 아닌가 싶다”며 “서울시장 후보의 자격을 논하기 전에 동료 시민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야 마땅하다. 당장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주민 의원도 “오 후보의 발언은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넘어 질병과 장애인에 대한 후보님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금도 치매로 고통받는 분들과 그 가족분들께 사과는 못 할망정 되레 큰소리치는 것을 보니 감정이란 게 없는 분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