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유독 가까운 사이였던 텍사스의 토니 비즐리 코치는 양현종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양현종의 빅리그 로스터 진입 가능성에 대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남겼다. 사진=이영미 기자
추신수가 한국에서 뛰게 된 걸 알고 추신수랑 전화통화 하며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야구하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박수를 보낸 이가 비즐리 코치였다. 그런 그가 지금은 텍사스 팀에서 추신수가 아닌 양현종을 만나고 있다. 3루 수비 코치와 투수 파트와는 큰 인연이 없어 보이지만 비즐리 코치는 클럽하우스 생활을 낯설어 하는 양현종을 돕고 그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비즐리 코치는 양현종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양현종을 좋아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다. 그동안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가 잘해서 계속 우리 팀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그는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종종 양현종에게 관심의 표현으로 내가 약간의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매일 그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모든 게 잘 풀려서 그가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 만약 시즌 초 우리와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그는 분명 머지않아 우리 팀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건 확신할 수 있다.”
그래서 비즐리 코치에게 “양현종이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를 불었다. 그는 “매우 좋다”고 답했다.
“그는 이곳에 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고, 그의 임무를 잘 소화해냈다. 여기 와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걸 보여줬고,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다했으니 이제 텍사스 팀에게 압력을 넣어 결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스프링캠프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다행이라면 그는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비즐리 코치는 투수 양현종에 대해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을 던질 줄 안다. 구속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원하는 자리에 공을 꽂아 넣을 수 있다. 그러면서 타자들의 밸런스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 사실 그게 투구의 전부다. 좌완 투수가 그 모든 걸 할 수 있으니 타자들이 그를 어려워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있는 많은 투수들이 그냥 공을 던진다면 양현종은 투구를 한다. 그는 투구라는 아트를 마스터한 셈이다.”
비즐리 코치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은 양현종이 시범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할 수 있을까. 정규시즌 직전의 시범경기에서 한 번 더 등판한다는 건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걸 의미한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올 시즌 마지막 시범경기는 애리조나가 아닌 텍사스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펼쳐지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연전이다. 양현종의 운명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몹시 궁금할 따름이다.
미국 애리조나=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