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에게 성적 학대를 하고 음란물을 촬영해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의사가 항소심서 감형을 받았다.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배형원)는 26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치과의사 A 씨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10년에서 5년으로 줄었다.
재판부는 “A 씨가 성적 자기결정권과 판단 능력을 갖추지 못한 피해자들 상대로 변태적 성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범이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제작하는 사실을 알고 74회에 걸쳐 335만 원 상당의 재산이익을 이용해 음란물제작범행에 방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욕구 해소대상으로 삼은 걸로 보이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과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A 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실형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A 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공범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음란물 제작을 도왔으나 실제 제작 자체에 직접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범이 구속된 이후 범행에 대해서는 가담 정보가 비교적 경미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고 원만한 합의를 했다”며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의 유명 치과 원장이었던 A 씨는 지난 2016년 10대 3명과 각각 성관계를 하는 과정에서 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방송 출연 경력 등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걸그룹으로 데뷔시켜주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교복을 입도록 시키는 등 미성년자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으며, 일부 피해자들과의 성관계 장면은 카메라로 촬영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인에게 돈을 주고 이들과의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게 한 다음 그 영상의 일부를 받는 등 음란물 제작을 방조한 혐의와 여러 경로로 수집한 음란 사진·동영상 128건을 외장하드에 넣어 소지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1심은 “피해자들이 합의서를 제출하긴 했으나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범행에 있어 합의서는 일부 양형자료로 삼을 수 있을 뿐 형을 대폭 감해줄 수있는 자료로는 사용할 수 없고, 선처도 할 수 없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편 지인을 시켜 A 씨의 증거를 은닉하도록 교사한 A 씨의 동생 B 씨와, B 씨의 부탁을 받고 증거를 은닉한 C 씨도 항소했으나 기각돼 원심의 집행유예 판결을 유지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