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사진=연합뉴스
레드필드 전 국장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방송된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여전히 이 병원체의 가장 개연성 있는 발생 원인이 우한 실험실로부터 탈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좋다. 과학은 결국 밝혀낼 것이다”라도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CDC 국장은 연임한 그는 현재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 공중보건 고문을 맡고 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또 “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호흡기 병원체가 실험실 연구자에게 감염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중국 정부의 어떤 고의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인간으로 전염됐다고 믿지 않는다”고도 했다.
레드필드 전 국장의 발언은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지난달 중국 국영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가능성이 작다”고 밝힌 것과 대치되는 것이다.
다만 해당 발언은 개인적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레드필드 전 국장은 “내 의견일 뿐”이라고 말하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바이러스 전문가가 코로나19의 실험실 기원설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드문 일이라 논란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을 수습하는 모습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레드필드 전 국장의 주장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낸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여러 개의 이론이 있고 다른 대안들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지지하는 다른 것들”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곧 있을 WHO의 최종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사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