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27일 입을 열었다. 사진은 17일 조선구마사 제작발표회에서 출연배우들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SBS제공
박계옥 작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고 했다.
박 작가는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 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역사 왜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작 ‘철인왕후’는 방영 전부터 중국 드라마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했다는 논란에 휘말렸으며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표현하는 대사가 방송돼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조선구마사’는 22일 첫 방송 직후 실존인물의 묘사와 각종 중국풍 설정으로 역사 왜곡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식 소품과 의상을 사용하고 태종과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실존 인물에 대한 설정이 실제 역사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지적이 제기됐다.
박 작가가 한중합작 민간기업인 쟈핑픽처스와 계약한 사실도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박 작가가 중국 진출을 위해 역사 왜곡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시청자들은 집단적 항의에 나섰고 이와 관련된 기업들은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SBS는 26일 방송 취소와 방영권 구매 계약 해지를 결정했으며 제작사 3사(스튜디오플렉스·크레이브웍스·롯데컬처웍스)는 제작이 중단됐고 해외 판권도 계약해지 중이라고 알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