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다음 등판은...” 텍사스 레인저스 덕 매티스 투수코치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훈련장에서 양현종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후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이영미 기자
[일요신문] 텍사스 레인저스의 양현종이 텍사스 홈구장인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을 갖는다.
3월 28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훈련장에서 양현종의 불펜피칭을 지켜본 레인저스의 덕 매티스 투수코치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현종이 글로브 라이프필드에서 펼쳐지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 마지막 두 경기 중 첫 번째 경기(3월 30일)에 등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2011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하며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었던 레인저스의 덕 매티스 투수코치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양현종이 스프링캠프 합류 후 어떤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나.
“그는 우리가 바랐던 모든 걸 해줬다. 그는 알려진 대로 잘하는 투수이고, KBO리그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았다. 야구는 물론 인성도 훌륭해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정말 잘 하고 있는 터라 그의 활약을 지켜보는 게 기쁘다.”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이었던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내용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궁금하다.
“매우 좋았다. 상대팀 라인업이 주전 선수들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좋은 테스트가 됐다고 본다. 2이닝 이후 투구 패턴에 긍정적인 변화를 줬고, 잘 던졌다. 특히 좌타자들을 상대로 잘 던졌다.”
―지금 그가 투구폼 관련해서 수정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
“없다. 우리는 그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하기를 바란다. 팀에서 특별히 수정하라고 말한 부분이 없다. 우리는 지금 그의 투구를 마음에 들어 한다. 양현종이 앞으로 계속 공에 적응하기를 바라고, 애리조나 날씨에서 피칭하는 것과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그가 자신의 실력대로 공을 던질 수 있게끔 시간을 더 줘야 하고, 시간이 흐른 후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은 그의 상태에 대해 만족한다.”
―양현종의 구속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나.
“양현종은 지금 이 시기에 나와야 할 정도의 구속을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더 나아질 것이다. 원래 그가 98마일의 공을 던지는 선수가 아니지 않나. 그의 패스트볼이 90마일이라고 해도 구질이 좋아 타자들을 흔들 수 있고, 그들이 다르게 반응한다. 양현종은 지금 있어야 할 위치에 있는 것이다.”
―팀에서는 그에게 어떤 보직을 맡길 예정인가.
“우리는 그가 여러 가지를 다 수행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선발 투수로 나갈 수도 있고,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그는 둘 다 가능한 선수다. 우리가 그를 높이 평가하는 건 그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공을 건네도 문제없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선수다.”
―시범경기 동안 양현종이 보인 커브볼에 대해 관심이 높은 걸로 알고 있다.
“그의 커브볼이 아주 좋다. 패스트볼과 잘 맞는 게 공도 다르게 들어가고, 구속에 변화가 있다. 물론 그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지만 그의 커브볼은 패스트볼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동안 그가 커브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을 때 효과적이었다. 앞으로 더 사용 할 수 있는 구종이다.”
―커브볼이 그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마도 그럴 것 같다. 한국에서 많이 던진 구종은 아니지만 카운트 초반에, 패스트볼을 던지기 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느린 공이고, 구속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그가 계속 연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현종의 공인구 적응은 어느 정도 진행된 건가.
“공인구 적응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계속해서 던지고 만지면서 느껴야 한다. 애리조나 지역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게 날씨가 매우 건조하다는 점이다. 타자들이 공을 치기에는 좋은데 이 지역에서 벗어나서 텍사스 같이 조금 더 습한 지역으로 가게 되면 공을 느끼기가 수월할 것이다. 공인구 적응은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오는 선수들이 항상 겪는 일이다. 반대로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가면 KBO리그 공에 적응해야 한다. 양현종은 지금 그 적응 과정 중에 있다.”
―당신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경험들이 양현종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나.
“정말 그렇다. 삼성에서 뛴 경험 덕분에 양현종과 한국 관련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는다. 당시 내가 경험했던 부분을 지금 그와 공유할 수 있어 정말 좋다. 그와 소통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부분들, 양현종이 여기서 경험하고 있는 부분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양현종의 시범경기 등판 일정이 예정돼 있는지 알고 싶다.
“그는 아마 월요일(현지시각 29일)에 던질 것이다. 알링턴 홈구장에서 열리는 시범경기(밀워키전)에서 말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개막전 빅리그 로스터 진입 관련해서 양현종의 미래는 희망적인가.
“그 부분은 아직 나도 잘 모르겠다. 그와 관련해 결정한 게 없다. 물론 코칭스태프 회의 때마다 계속 거론되는 이름 중 한 명이지만 로스터 진입 여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고, 강력하게 로스터 진입에 고려돼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투수들 자리가 몇 개 남지 않았는데 우리는 곧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하고, 우리의 대화 속에 양현종이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 달라.”
미국 애리조나주=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