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9일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참석자의 증언을 보도한 KBS를 향해 “편파 보도”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앞서 KBS는 지난 26일과 28일 오세훈 후보가 2005년 6월 13일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참여했고, 이로부터 9일 후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조사설계 용역 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또 2006년 3월 ‘이명박 서울시’가 이 땅이 포함된 내곡지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고 전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9일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던 오 후보 측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오 후보의 측량 참여를 확인하는 증언들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다”고 밝혔다.
김태년 직무대행은 “내곡동 측량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 한 건 오 후보이고, (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고 처음에 이야기 한 분이 오 후보인데, 인제 와서 ‘측량 현장에 본인이 있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건 비겁하다”며 “오 후보는 더 거짓 해명으로 유권자를 기만하지 말고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에 정면 돌파하기 보다는 이를 보도한 KBS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KBS가 선거 때 특정 정당을 위한 편파 보도를 일삼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취할 태도인가”라며 “과거 선거 때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보내 선거 이후 어떤 사태가 발생했는지 역사적인 사례를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측량하는 데 ‘제가 현장에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 이 사안의 본질을 그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KBS를 통해서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라 짐작된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 측은 KBS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박성중 공동선대위원장, 유경준 총괄선대본부장, 전주혜 법률지원단장, 허은아 뉴미디어본부장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KBS는 2005년 내곡동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허위 사실의 내용을 당사자의 반론도 없이 구체적 입증자료는 제시하지 않은 채 15년도 더 지난 불명확한 기억에만 의존해 일방적으로 보도했다”며 선대위 명의로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알렸다. 고발 대상은 KBS 법인과 양승동 사장, 보도본부장, 정치부장, 취재기자까지 5명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