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지식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역작이다. 이 책을 완독하면 누구라도 장구한 역사 속의 광범위한 필독서들과 마주치게 된다. 사소한 것부터 심오한 것까지 지식이라는 세상 전체를 만난다.”
“숨을 멎게 하는 걸작이다. 참고정보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이처럼 한 권에 매력적으로 엮어낸 사람은 아직 없었다. 세상의 지식을 온전히 보여주고 있다니, 즐겁지 않은가!”
“사전 애호가라면 열광하게 마련인 책이다. 지식을 관통하고 있는 동시에 감탄을 부르는 지은이의 해박한 설명이 잘 버무려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에 쏟아진 무수한 찬사들이다. 사실을 조직하고 분류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의무다. 책 ‘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는 이런 의무의 결정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 제목 ‘You Could Look It Up’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참고정보의 역사’를 다룬다. 위대한 사전들의 탄생 과정과 복잡하고 광범위한 참고정보를 집필해 온 저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장구한 세월이 야금야금 재밌게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지식의 전진, 바빌론에서 위키까지’는 세상의 주요 참고 저작 전부를 빠짐없이 다룬 총괄 서적은 아니다. 그 대신 재미를 보장하는 위대한 저작 50종을 설명한다. 함무라비 법전에서부터 위키피디아 사전까지, 기원전 3000년부터 오늘날까지 해당 분야의 첫 결과물이거나 가장 방대한 저작, 가장 학술적이고 논쟁적이며 제일 영향력이 큰 저작들이다. 간혹 기괴하거나 허무맹랑한 저작물도 있다. 가장 유명한 참고도서로 알려진 존슨의 사전들, 웹스터, 그림 형제 사전, 디드로의 ‘프랑스백과사전’,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그레이의 ‘해부학’ 등은 상세히 살핀다. 그 책들이 왜 그토록 유명한지,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탐구한다.
기원전부터 있던 참고정보는 지금도 건재하다. 우리는 뭔가를 알고 싶으면 사전이나 백과사전을 찾는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는 사전이 필수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만드는 과정이나 제공되는 형태가 달라졌을 뿐이다. 오래된 자료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알아내고 끊임없이 지식의 외연을 넓힐 때 참고정보의 진가가 발휘된다. 빅데이터, 딥러닝, 인공지능 등과 같은 새로운 정보기술이 출현할수록 예전부터 내려오던 참고정보의 가치는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웹에 추가될 정보는 인간의 생각을 잘 정리하고 체계를 갖춘 자원이어야 한다. 아주 영리한 인공지능이라도 인간이 현실 세계에서 쓰는 개념과 언어 표현을 처음부터 스스로 해낼 수는 없다. 인간이 학습을 시켜야 인공지능은 개념에 대한 적절한 정의와 쓰임을 파악할 수 있다. 학습을 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이 바로 참고정보다. 인간이 이렇게 힘들게 학습시킨 정보는 다시 인간이 소비한다.
‘사실’만이 가득한 참고문헌의 실제 세계는 긍정 에너지와 열정적인 지식으로 꽉 차 있다. 참고도서는 문명 자체를 집대성한 기록물이다. 낡아 빠진 참고도서에도 우리를 일깨우는 가르침은 많다. 사전, 백과사전, 지도, 법전 모두가 작동해 정제된 지식이 생성되고 이들은 세상의 틀을 잡는다. 위대한 참고도서가 제국주의의 확장, 산업혁명, 프랑스혁명, 컴퓨터 발명과 인터넷 혁명 등을 일으킨 밑거름이 되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