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 친모 석 씨의 가족 측이 ‘신생아 바꿔치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석 씨의 가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상당수 언론이 당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인식표(발찌 형태)가 절단돼 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 인식표는 절단되거나 훼손되지 않았다”며 “다만 아이 발에 채워지지 않은 채 곁에 놓여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 인위로 아이 발찌를 훼손한 흔적이 전혀 없었으며 경찰이 확보했다는 사진은 단순히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찍은 사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28일 석 씨의 딸인 김 아무개 씨(22)가 자신이 출산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촬영한 아기 사진 가운데 아기 발목 부분에 착용돼야 할 인식표가 분리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발견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아기의 인식표를 풀거나 끊은 것으로 보고 이를 ‘신생아 바꿔치기’의 증거 가운데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 석 씨가 딸 김 씨의 아기의 인식표를 분리한 뒤 이를 자신이 낳은 아이의 발목에 달아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석 씨 가족 측은 “(딸 김 씨가) 아이를 빌라에 두고 떠났고, 아이가 사망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가족들도 아이를 지키지 못해 후회와 죄책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수많은 소문에 대해서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입장문을 내게 된 경위를 밝혔다.
신생아 바꿔치기에 대해서는 “(석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면 남편은 물론 딸, 사위, 병원 주변 사람들 모두 한통속이라는 건데 말이 안 된다”라며 “이런 방식으로 수사하는 경찰이 너무 이해가 안 된다. DNA 검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다른 경우의 수를 찾아보려고 한다”며 다시 한 번 강하게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석 씨에게 내연남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 “경찰에선 ‘내연남’이라고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저장돼 있는 남성을 상대로 경찰이 DNA 검사를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아이의 사망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가족 대화방에 (죽은 아이) 사진을 (딸 김 씨가) 계속 올려서 당연히 함께 이사 가 잘 지내는 줄 알았다. 그게 과거 사진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도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혼자 남겨진 뒤에도 (사건 현장) 바로 아랫집에 살았지만 울음소리는 정말 듣지 못했고 다른 거주자 분들도 그렇게 얘기했다”면서 “계획 범죄라면 (석 씨가) 시신을 발견하고 남편이 경찰에 신고하도록 뒀을 리 없다”고 주장헀다.
한편 숨진 아이의 DNA가 친모 석 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은 국과수의 3차에 걸친 정밀검사를 통해 알려졌다. 석 씨는 첫 번째 검사 결과를 부인하며 다시 유전자 검사를 해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겠다면 인정하겠다고 해 3차례에 걸쳐 DNA 검사가 이뤄졌으나 마지막 검사 결과를 두고도 부인했다. 국과수는 “DNA 검사를 통한 석 씨와 숨진 아이의 친자관계 확률은 99.9999% 이상”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DNA·화학분석과가 4번째 유전자 검사를 진행 중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