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한 것을 두고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회의에 출석한 김상조 정책실장. 사진=박은숙 기자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상조 전 실장의 후임 인선을 발표했다. 김 전 실장이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부부공동소유의 강남구 청담동 소재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4.1%가량 올리는 계약을 한 것이 논란이 된 지 만 하루도 안 된 시점에서 경질이 이뤄졌다.
김 실장은 이임 인사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정책에 차질이 없도록 빨리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역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부동산 적폐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당연한 조치로 본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동산 문제로 국민께 실망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승호 신임 정책실장을 향해서는 “앞으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근본적 개혁 방향과 함께 부동산 공급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이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선거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빨리 경질했을까 싶을 정도”라며 “선거가 없으면 ‘버티기’, 선거가 있으면 ‘꼬리 자르기’인가”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재벌 저격수’라더니 ‘세입자 저격수’였던 셈이다”이라며 “국민은 벼락거지, 문재인 정권은 벼락부자. 청와대는 친일파라는 투기사범을 발본색원하고 싶다면 굳이 먼데 가지 말고 등잔 밑부터 살펴보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대우조선 매각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실장뿐 아니라 이 정권에서 경질돼야 할 사람이 숱하게 많다”며 “부동산 임대차 3법의 문제점을 그렇게 지적할 때는 이를 외면하고 밀어붙였지만, 얼마나 그 법이 앞뒤가 안 맞고 잘못된 것인지 여실히 증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