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원은 3월 28일 자신의 SNS에 “시청자 여러분 그동안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 많이 배우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라며 ‘아내의 맛’에서 사실상 하차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방송 화면 캡처
#함소원을 둘러싼 논란, 그 진실은?
함소원은 3월 28일 자신의 SNS에 “시청자 여러분 그동안 많은 사랑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 많이 배우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아내의 맛’에서 사실상 하차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제작진 역시 이를 받아들여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함소원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함소원이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를 중국 절임채소를 뜻하는 ‘파오차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뭇매를 맞았고, 이어 중국인 연하 남편인 진화와의 불화설에 이어 이혼설까지 불거졌다. 이는 함소원이 최근 방송된 ‘아내의 맛’에서 관계가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함소원이 ‘중국 시댁 별장’이라고 소개한 곳이 에어비앤비 숙소라는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작성자는 “어쩐지 개인 물품이 하나도 없더라. 시가 별장이라고 말한 곳이 에어비앤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는 ‘석(石)’으로, 중국 하얼빈에 위치한 숙소이며 ‘아내의 맛’을 통해 시부모 별장으로 소개됐던 곳과 가구 배치, 인테리어 등이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 보도된 함소원·진화 부부의 결별설과 관련해 시어머니가 통화한 막내 이모가 실은 함소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몇몇 네티즌은 과거 방송에 출연했던 마마의 막냇동생의 목소리와 통화 목소리를 비교한 영상도 만들어 이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함소원은 ‘시부모 가짜죠? 진화랑 닮지도 않았던데요’ ‘결혼한 적 없고 다 연출이죠?’ ‘진화라는 중국 연기자 데려다 놓고 월급 주고 있는 거잖아요. 마마도 중국 개그맨이고. 딸은 가짠지 진짠지’ 등 악성 댓글을 캡처한 화면을 SNS에 올리며 “세상은 참으로 무섭군요”라고 심정을 전했다.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논란에 “억측”이라는 입장을 에둘러 전한 셈이다.
이 같은 논란의 핵심은 ‘아내의 맛’이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출연진이 그들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시청자는 ‘모두 사실일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이를 지켜본다. 그렇기 때문에 거짓이라 의심되는 장면이 포착되면 시청자들은 “기만당했다”고 느끼고 분노하는 것이다.
함소원은 ‘시부모 가짜죠? 진화랑 닮지도 않았던데요’ ‘결혼한 적 없고 다 연출이죠?’ 등 댓글을 캡처한 화면을 SNS에 올리며 “세상은 참으로 무섭군요”라고 심정을 전했다. 사진=함소원 인스타그램
함소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함소원뿐이다. 이 프로그램과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모두 함소원의 사생활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은 단순한 하차가 아닌 불거진 논란에 대한 함소원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엄밀히 따져 함소원이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에게 사생활에 대해 일일이 해명을 하라고 누구도 강제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연예인은 ‘이미지’가 생명이다. 함소원이 향후 다른 예능 등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대중의 질타가 끊이지 않을 것이고 다른 프로그램 제작진도 그를 섭외하는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관찰 예능, 과연 100% 진실일까?
엄밀히 말해, 카메라 앞에서 100% 진실이란 있을 수 없다. 적어도 출연진은 대중에게 노출되는 모습임을 감안해, 평소의 자신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일단 모든 예능에는 ‘대본’이 있다. 관찰 예능도 마찬가지다. 대본이 없다면 프로그램에 딸린 작가가 있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각 출연진마다 담당 작가가 따로 있다. 하나의 주제가 주어지면 그에 따라 작가가 담당 연예인과 인터뷰를 나눈 후 이를 대본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출연진 본인의 이야기가 대본으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적당한 각색이 들어가고, 제작진에게 들어온 제작협찬이나 PPL(제품간접광고)을 적절히 배치하기 위한 설정이 포함된다. 이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수급하고 수익을 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한 중견 예능 작가는 “관찰 예능의 대본은 드라마의 대본과는 확연히 다르다. 출연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실제 사생활을 노출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예능이라는 특성상 극적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의 연출이나 설정이 들어가는 것은 인정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출연진이 과연 작가들에게 ‘사실과 진실만 말하느냐’는 것이다. 출연진이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거나 부정적인 모습을 감추기 위해 거짓을 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역시 사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이를 일일이 검증할 방법은 없다. 실제로 몇몇 관찰 예능을 비롯해 비(非) 연예인이 참여한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이 전과자이거나 과거 용서받지 못할 일에 휘말렸던 전력이 뒤늦게 드러나 프로그램이 융단 폭격을 맞은 사례가 적잖다.
또 다른 예능 작가는 “출연진의 삶을 100% 검증할 방법은 누구에게도 없다.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일단 문제가 불거지면 제작진은 관리 소홀의 책임을 져야 한다.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도 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기도 한다. 제작진 역시 이런 위험을 감수하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