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20대 남성 A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30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수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A 씨의 서울 강남구 주거지를 압수수색, 새로운 휴대전화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휴대전화가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판단될 경우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2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20대 두 딸은 살해된 채, 피의자로 지목된 A 씨는 범행 후 자해한 상태로 집 안 작은방에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긴급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수술 전 혐의를 인정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병상에 있다는 이유로 영장이 집행되지 않았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사건이 알려진 날로부터 이틀 전인 지난 3월 23일 오후 5시 30분께 살해된 큰딸 B 씨의 자택을 찾아갔다. 당시 집 안에 홀로 있던 B씨의 여동생을 먼저 살해하고 5시간 뒤 귀가한 B 씨의 어머니도 살해한 뒤, 마지막으로 B 씨가 귀가하자 그마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첫 보도에서는 A 씨가 B 씨의 전 남자친구로 알려졌지만 B 씨의 친구와 지인들은 “남자친구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며 B 씨를 스토킹해 왔다”고 반박했다. 계속 되는 연락에 B 씨가 연락처를 차단하고 수신을 거부하자 자택 주소를 알아내 살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경찰은 “아직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밝혀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압색을 통해 발견된 증거 물품과 A 씨의 조사를 통해 자세한 범행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원 일가족 3명 살인사건의 가해자 20대 남성 신상공개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는 여성들 ‘안 만나줘’ ‘그냥(묻지마)’ ‘약하니까’ 등등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범죄에 노출돼 있다”며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으로 기사가 점점 올라오지만 세상은 왠지 조용한 것 같다. 조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냥 넘어가서도 안 된다. 가해자의 신상을 빠른 시일 내에 공개 바란다”고 밝혔다. 이 청원에는 30일 오후 현재 16만 여 명이 동의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