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간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맡아온 그의 친형이 출연료 등 거액을 횡령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박수홍의 후배 코미디언 손헌수가 직접 현 상황을 밝혔다. 사진=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 제공
30일 손헌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글을 올리는 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이제 세상에 알려지게 됐으니 저도 더 이상 참지 않고 여러분들께 박수홍 선배님의 안타까움을 호소하려 한다”며 “오랜 시간 옆에서 보기 안타깝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직접 나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선배님은 이 얘기가 세상에 알려지길 싫어하신다.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가족 걱정”이라며 “그 중에서도 부모님 걱정때문에 바보처럼 혼자 힘들어 하며 15키로 이상 몸무게가 빠졌다”고 이 사건이 그간 수면 위로 올라 오지 않았던 배경을 설명했다.
손헌수는 “저는 박수홍 선배님의 모습을 20년 동안 옆에서 봤기에 더욱 화가 나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선배님은 항상 입버릇처럼 우리 형제는 어릴 적부터 고생을 많이 해서 돈 쓰는 것을 무서워 한다 하셨고, 특히 우리 형은 경차 타면서 검소하게 사시는데 내가 쉽게 돈을 쓸 수 없다라며 저와 행사의상, 방송 의상을 구입하러 동대문 도매시장에 가서 가장 저렴한 옷으로 색깔별로 사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손헌수에 따르면 박수홍은 형 부부의 ‘검소함’을 가슴 깊이 믿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박수홍) 앞에서 형은 경차를 타고 다니고 다 수홍이 것이라고 얘기하고 다니고, 형수는 가방이 없다고 종이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심성이 그토록 착한 선배님이 어떻게 가족을 의심할 수 있었겠나”라며 “오히려 그들에게 좋은 차 타라고 좋은 가방 사라고 얘기하셨다. 그때마다 그들은 수홍이가 힘들게 번 돈인데 우리가 어떻게 쓰냐며 거짓 연기를 선보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3월 29일 박수홍 역시 친형의 횡령 의혹을 인정하면서 “마지막 대화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박수홍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면서 손헌수는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을 “악성 루머로 인한 흠집내기”라고 짚었다. 이제까지 가족들에게 ‘빨대를 꽂혔던’ 연예인들이 소송전으로 갈 경우, 가족들이 직접 언론 플레이로 나서거나 악플러들을 사주해 루머를 뿌려온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제가 지금 이 순간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제 그들이 최후의 발악으로 다른 연예인 가족들 사건처럼 악성 루머로 이미지 흠집을 내려 할 것이란 것”이라며 “그래야 선배님이 힘들어하고 그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이라는 게 뱉어지면 왠지 그럴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다른 연예인들 가족 사건의 결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은 다 거짓말인 걸로 결론이 지어지게 된다. 결국은 돈이었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대중들에게 박수홍을 응원하고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손헌수는 “이 상황을 알게 된 모든 분들, 그리고 박수홍 선배님을 30년간 TV에서 지켜보시며 좋아해주신 많은 분들께 호소한다. 평생 고생한 박수홍 선배님은 또 생계를 위해 불안함을 가지고 계속 일을 해야 되지만, 그들은 평생 숨만 쉬면서 편하게 지금도 월세 수입으로 호화롭게 보내고 있다”며 “지금은 저 같은 동생보다 여러분들의 흔들림 없는 응원이 절실하다. 착하고 바보 같은 박수홍 선배님이 혼자서 그들과 잘 싸우고 다시 웃을 수 있게 힘을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수홍 친형의 횡령 의혹은 박수홍의 고양이 ‘다홍이’ 유튜브 채널 ‘검은고양이 다홍’의 댓글란을 통해 처음 제기됐으며, 지난 3월 29일 박수홍이 직접 인정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맡아 온 친형이 박수홍 재산과 출연료 등 거액의 돈을 횡령했고, 박수홍이 이를 알게 된 뒤 대화를 시도했으나 묵묵부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면서 박수홍의 친형이 횡령한 돈이 100억 원에 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박수홍 역시 금액에 대해선 언급한 바 없으며, 손헌수도 “현재 언론에 나오는 100억 얘기와 어머님 얘기 등 많은 얘기들 대부분은 선배님이 얘기하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