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갈등을 이어오던 백승호가 결국 전북 이적을 선택했다. 다름슈타트 구단도 지난 30일 백승호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 구단은 지난 3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승호 선수의 전북 입단에 대한 수원 삼성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백승호의 선택에 대한 아쉬움을 숨김 없이 표현했다.
2010년 스페인 유학 이후 줄곧 해외 생활을 이어오던 백승호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K리그 입단을 추진했다. 백승호를 점찍은 구단은 전북 현대였다. 구단 관계자, 김상식 감독도 백승호 영입에 긍정적 의사를 드러냈고 신임 박지성 어드바이저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순조로울 줄 알았던 이적 작업은 암초에 부딪혔다. 백승호와 수원 사이 협약이 존재했던 것이다. 백승호는 유학 이전 수원 유스팀 소속이었다. 스페인으로 떠나며 구단으로부터 연간 1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고 국내 복귀시 수원 구단으로 돌아온다는 조건도 달렸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전북 구단은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듯했다. 그 사이 백승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고 수원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하지만 유학지원금 반환, 손해배상 등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전북 입단을 선택했다.
수원 구단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됐다. 구단의 전력 강화를 위해 미래 자원인 유소년에 적극 투자했지만 성인으로 성장한 선수가 다른 구단을 선택했다. 수원으로선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수원은 백승호의 선택에 반발하며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사진=수원 삼성 페이스북
수원은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구단은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백승호에게 지원을 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선수가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에 따르면 백승호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을 반환하고 구단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은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축구계는 이번 사안이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 구단은 “이번 건은 단순히 선수 계약불이행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이라며 “한국 축구 근간, 선수 개인의 발전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