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사퇴를 표명하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최준필 기자
일요신문이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3월 28일부터 3월 30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윤석열 전 총장이 지지율 42.5%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지난 3월 4일 발표한 같은 조사에서 21.8%로 2위를 기록한 윤 전 총장은 한 달 만에 20.7%포인트(p) 급등했다(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이전에 실시됐다. 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앞서 3월 여론조사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 직전 조사됐다. 따라서 검찰총장 사퇴 이후 불거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윤 전 총장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총장 뒤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24.0%)가 이었다. 이재명 지사는 3월 조사에서 28%로 윤 전 총장에 6.2%p 앞서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4.0%p 하락하며 순위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은 물론 윤 전 총장과의 격차도 18.5%p로 벌어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4%로 순위 변화 없이 3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14.3%에 비해 2.9%p 소폭 하락한 수치다.
‘빅3’ 외 대선주자들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4.9%로 4위를 기록했다. 지지율은 전달 대비 0.5%p 낮아졌지만, 순위는 한 단계 상승했다.
반면 3월 조사에서 8.3%로 4위였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3.6%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4.7%p 하락은 이번 조사에서 후보군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홍 의원에 옮겨간 윤 전 총장 지지 표심이 다시 윤 전 총장에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재보선이 끝나면 국무총리를 사퇴한 뒤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총리가 2.4%로 6위였다. 다음으로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1.9%), 유승민 전 의원(1.6%), 원희룡 제주지사(0.9%) 순이었다.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대답은 3.3%로 전달(3.4%)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4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3월 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서울에서 22.7%로 윤 전 총장(23.4%)을 0.7%p 차이로 따라잡는 추세를 보였다.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이 지사가 각각 27.0%, 28.6%로 윤 전 총장(24.4%, 21.6%)을 앞서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서울 40.8% 대구·경북 45.9% 부산·울산·경남 47.7%를 기록, 이 지사(각각 21.6% 23.3% 18.0%)에 20%p 안팎의 큰 차이를 보였다.
광주·전라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30.1%로 1위, 이낙연 지사 2위(24.9%), 윤 전 총장(15.5%) 3위 순위를 보였다. 3월 조사와 비교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순위가 바뀐 것이 눈길을 끈다. 또한 3월 조사에서는 정세균 총리가 10%로 급부상하면서 윤 전 총장을 제치고 광주·전라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급상승하고 정세균 총리(8.6%)가 하락하면서, 윤 전 총장이 3위를 차지했다. 4월 재보선 이후 대선을 준비하는 정세균 총리로서는 민주당 텃밭이자 차기 대선 경선의 중요한 길목인 광주·전라의 여론조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윤 전 총장이 40~49세를 제외하고 모든 연령에서 이 지사를 앞섰다. 윤 전 총장은 29.3%(18~29세) 36.9%(30~39세) 42.9%(50~59세) 지지율을 기록했다. 60세 이상에서는 62.0% 선호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각각 21.0%(18~29세) 25.4%(30~39세) 26.4%(50~59세) 13.0%(60세 이상)였다. 반면 40~49세에서는 이 지사가 39.6%로 윤 전 총장(29.4%)을 10.2%p 앞섰다. 이 전 대표는 전 연령대에서 3위였다. 성별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윤석열 이재명 이낙연 순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과반이 넘는 51.0%가 이재명 지사를 택했다. 3월 조사보다 3.7%p 올랐다. 이낙연 전 대표는 29.3%로 4.2%p 줄어들었다. 정세균 총리는 5.4%로 전달(5.5.%) 대비 차이가 없었다. 범여권 성향 열린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54.5%로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선호도가 다소 높았다. 이 전 대표는 21.9%였다.
정의당 지지자 대상 조사에서는 이재명(32.5%) 윤석열(23.8%) 심상정(19.8%) 원희룡(7.6%) 이낙연(6.7%) 순이었다. 윤 전 총장이 심 의원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이 눈길을 끈다.
윤 전 총장이 심 의원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에 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권의 불공정, 내로남불,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전 총장은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깨보려고 했던 인물이다. 이에 이념을 초월한 지지가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윤 전 총장이 80.6%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3월보다 36.9%p 올랐다. 2위는 안철수 대표가 4.1%로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조사에서 2위였던 홍준표 의원은 12.8%p가 급락하며 3.6%로 3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당내 주자인 원희룡 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은 각각 1.8%와 1.4%로 나타났다. 이는 4위인 이재명 지사(3.1%)보다 낮은 수치다.
이념성향별로 살펴보면 3월 조사 때는 중도층에서 이 지사(28.3%)가 윤 전 총장(24.1%)과 각축을 벌이면서도 다소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4월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46.3%로 이 지사(21.3%)에 두 배 넘게 앞섰다. 이념성향을 잘 모르겠다고 답한 층에서도 윤 전 총장이 39.7%로 이 지사(17.8%)에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였다. 보수층에서는 윤 전 총장(62.0%)과 이 지사(17.6%)가 3배 넘는 격차를 기록했다. 윤 총장 지지율 급등은 중도층과 보수층, 이념성향을 잘 모르겠다고 답한 층에서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보층에서는 이재명(39.6%) 이낙연(21.9%) 윤석열(16.2%) 순이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00명 표본오차 : ±3.1%포인트 (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1년 2월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조사방법 : 유선 5% 및 무선 95%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0% 조사기간 : 2021년 3월 28일 ~ 2021년 3월 30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