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 모 B 씨가 3월 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지방법원 형사 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4월 1일 살인,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기소된 28세 여성 A 씨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A 씨는 현재 임신한 상태로 앞으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A 씨를 수용하고 있던 인천구치소는 3월 30일 한 종합병원으로부터 ‘A 씨가 조기 출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아 재판부에 A 씨 구속집행정지를 건의했다. 재판부는 태아의 건강을 생각해 A 씨 석방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A 씨 동선을 진료를 받을 종합병원과 그의 아버지 자택으로 제한하고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4월 30일까지로 제한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출산 시점을 고려해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재판부가 지정했다”며 “재판이 늦어질 수 있지만, 함께 기소된 A씨의 남편과 분리해 따로 재판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 씨와 그의 남편 B 씨는 3월 2일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C 양은 얼굴·팔·다리 등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사망했다.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온몸 여러 부위에 손상이 있다”며 “뇌 손상 여부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밝혔다.
C 양은 사망 당시 또래보다 몸무게 15kg 안팎으로 또래보다 10㎏가량 적은 상태로 발견됐다. A 씨는 전 남편 사이에서 C 양과 아들을 낳았고 이혼한 뒤 2017년 B 씨와 혼인했다.
A 씨는 최근 경찰에서 “딸 C양이 사망하기 전날부터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고 진술했다. B 씨는 C 양을 굶긴 것이 아니라 C 양이 음식물을 먹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