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고급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교통사고의 원인이 운전 조작 미숙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테슬라스토어 국내 1호점으로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박정훈 기자
최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용산구 한남동 소재 ‘나인원한남’ 지하주차장에서 1억 원대 테슬라 모델 X 롱레인지를 운전하던 중 벽면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차주 윤 아무개 씨가 사망했다. 윤 씨는 국내 대형 로펌 소속의 변호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교·대학 동기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갑자기 차가 통제가 안 돼 벽면에 충돌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과수 감정에 따르면 브레이크를 비롯한 사고 차량의 제동시스템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고기록장치(EDR)를 확인하려 했으나 사고 충격과 화재로 장치가 손상돼 검사가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자 테슬라 측으로부터 텔레매틱스(무선통신과 GPS를 결합해 자동차에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를 넘겨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해당 차량은 주차장 입구부터 충돌 시까지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고 가속페달만 계속 작동됐다.
제동시 점등돼야 할 브레이크 등 역시 점등되지 않은 것이 사고 현장 CCTV 화면에 포착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국과수가 분석한 차량의 가속부터 충돌까지는 약 10초가 소요됐으며 충돌 당시엔 시속 약 95km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원인은 벽면 충돌 후 차량 내 리튬배터리에서 불이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의 문을 열지 못하고 사망에 이른 것과 관련해 경찰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피해자 윤 씨가 타고 있던 조수석의 문은 내부에서 레버를 작동했어도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