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은 드라마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한류스타다. 입대 전 출연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톱스타로 우뚝 섰고,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내놓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저력을 입증했다. 사진 출처=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홈페이지
#회당 5억 원…김수현 최고가 경신 주목
김수현은 드라마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한류스타다. 입대 전 출연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톱스타로 우뚝 섰고,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내놓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저력을 입증했다.
방송 당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시청률 10% 미만에 그쳤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돼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시청률과 해외 판매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스타인 만큼 출연료 면에서도 원톱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현의 출연료로 더 화제인 드라마 ‘그날밤’은 영국 BBC가 방송한 ‘크리미널 저스티스’를 국내 정서에 맞춰 각색한 작품이다. 한 여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두 남자의 치열한 사투를 통해 형사사법제도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김수현은 극 중 성실하고 평범한 대학생이었다가 뜻하지 않은 실수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는 인물을 연기한다. 상대역은 배우 차승원이다. 위기에 처한 김수현에게 손을 내미는 변호사 역할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그날밤’은 케이블채널이나 지상파가 아닌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보통 OTT 플랫폼 드라마가 10부작 내외로 제작되는 방식을 고려한다면 김수현은 이 작품으로 50억 원 안팎의 출연료를 받게 된다.
#시장 다변화 경쟁 치열…신규 플랫폼 물량공세
방송가와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5억 원까지 치솟은 상황에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미 몇몇 스타들이 회당 출연료가 3억 원에 다다른 상황에서 금액 상승은 충분히 예상됐다는 반응도 뒤따른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대표는 “송중기 같은 톱스타들의 회당 출연료가 이미 2억 원대에 이르고 있다”며 “김수현의 경우 지난해 ‘사이코지만 괜찮아’ 당시 이미 업계 최고가를 찍었고 이번에 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러한 출연료 상승은 곧 드라마 제작비 상승과도 맞물린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가 국내에 상륙해 공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고, CJ 계열인 티빙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토종 브랜드인 쿠팡까지 OTT 사업에 뛰어들면서 드라마 제작비는 급상승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쿠팡처럼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신규 플랫폼일수록 거액을 쏟아 붓는 물량 공세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내수’가 아닌 ‘수출’을 목표로 하는 작품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판매의 키를 쥔 일부 스타들의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대표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다 보니 콘텐츠 확보를 위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글로벌 OTT의 경우 이름값이 있는 스타가 출연하거나 연출자인 감독의 인지도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어 당분간 몸값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콘텐츠 경쟁에 따른 시장 흐름이라고 해도 회당 출연료가 5억 원대로 치솟은 상황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드라마 제작을 좌우하는 일부 톱스타들이 몸값을 두고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연출된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하다. 사진=이종현 기자
#고액 몸값…일부 스타의 ‘고집’
콘텐츠 경쟁에 따른 시장 흐름이라고 해도 회당 출연료가 5억 원대로 치솟은 상황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드라마 제작을 좌우하는 일부 톱스타들이 몸값을 두고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한 드라마 주연을 맡은 배우가 라이벌 관계인 또 다른 배우의 새 드라마 출연료가 회당 3억 원대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출연료를 재협상했다는 이야기가 연예계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 매니지먼트사의 대표는 “배우들에게 출연료는 자신의 위치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일종의 기준점”이라며 “회당 출연료가 아무리 대외비라고 해도, 업계에서는 알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출연료를 서로 비교하면서 눈치싸움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영리한 ‘딜’을 진행하는 배우들도 있다. 회당 출연료보다 드라마 제작 전체를 두고 ‘지분’을 요구하는 경우다. 전체 매출의 일정 부분을 배당받는 방식이다. 실제로 몇몇 톱스타는 굳이 출연료에 연연하지 않고 제작 지분을 확보해 더 많은 금액을 손에 넣기도 했다. 몸값이 높다는 점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서, 뒤로 더 큰 수익을 얻는 셈.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수현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가 이번 드라마 ‘그날밤’에 공동 제작사로도 참여하는 점에 주목하면서 “높은 출연료보다 지분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