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 요건인 20만 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서울 노원경찰서는 2일 오전 11시 20분께 A 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체포영장을 집행, A 씨를 병원 중환자실에서 경찰서로 인치했다고 밝혔다.
세 모녀를 살해한 뒤 현장 인근에서 자해한 상태로 발견됐던 A 씨는 현재 치료가 끝나 완전히 퇴원했으며 대화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상태를 봐 가며 오늘 가능한 길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숨진 피해자 가운데 큰딸을 스토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밝힐 방침이다. 당초 사건 보도 초기에는 A 씨가 큰딸의 전 남자친구로 알려졌으나 큰딸의 지인과 친구들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됐을 뿐이며 일방적으로 연락해 오는 것을 거부하자 살인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큰딸이 지난 1월 말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해 왔다는 내용의 진술을 큰딸의 지인으로부터 확보한 상태다. A 씨 조사를 마치는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필요하다면 현장 검증 등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어머니와 20대 두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25일 밤 9시께 피해자인 딸의 친구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현장에서 세 모녀의 시신과 자해한 A 씨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3월 23일 오후 5시 30분께 이곳을 찾아가 집에 홀로 있던 여동생을 먼저 살해했다. 이후 5시간 뒤 귀가한 어머니도 살해하고 마지막으로 큰딸이 귀가하자 그마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토킹으로 인한 계획범죄로 파악되는 이 사건을 두고 A 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올라온지 사흘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경찰도 내부적으로 신상공개 관련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