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생법원이 최근 쌍용차 측에 기업 회생 절차 돌입 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알렸다. 사진=쌍용자동차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측에 기업 회생 절차 돌입 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알렸다. 통상 회생 절차의 경우 회생계획안 제출에 4개월 이상 걸리고, 회생 종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늦어도 다음주 중으로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4월 2일 법원은 3월 31일까지 쌍용차가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계약서, 투자의향서(LOI) 등을 제출하지 못하면서 회생절차 개시를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향후 법원은 기업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저울질 해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채권 신고와 조사, 회생계획안 제출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업계에서는 회생 절차와 관계없이 변제받을 수 있는 공익채권 규모가 3700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 채권단도 쌍용차의 파산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가 파산하면 임직원을 비롯한 협력업체 최소 15곳, 식자재 등 일반 구매 업체 300곳 등의 줄파산이 불가피하다.
인수 의지를 가진 국내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국내 전기 상용차 업체인 에디슨 모터스가 언론을 통해 투자 의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중소 사모펀드 현림파트너스의 계열사인 박석전앤컴퍼니도 지난달 31일 법원에 경영권 매수 및 투자서를 제출했다. 다만 이들의 자금력이나 실제 인수 의지가 있는지를 두고선 업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이들 회사는 아직 쌍용차나 산은 등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2만 명이 넘는 실직자를 양산하도록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은이 신규자금 투입 등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산은은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떤 지원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결국 산은이 법정관리 후 대규모 신규 자금 투입에 나서는 방식으로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쌍용차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제시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된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