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혼다 CRF300L
CRF300L이 출시되는 것은 꽤 오랜만이다. 2013년 CRF250L이 출시된 이후 처음인데, 2016년 모델 체인지 때에는 CRF250L 대신 CRF250랠리만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어드벤처 바이크다
CRF250랠리는 혼다 랠리머신의 디자인을 덧댄 버전으로 연료탱크가 크고 언더 카울과 윈드 스크린 등을 장착한 버전이었다. 독보적인 쿼터 어드벤처 포지셔닝으로 주목도가 높았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는데, 배기량 대비 높은 금액과 본격적인 외모보다는 다소 약한 출력이 단점으로 꼽혔다.
엔진 배기량이 향상되고 기어비가 조정되었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랠리 대신 CRF300L 버전만 출시하며 전작의 단점을 보완하는 듯 보인다. 이번 CRF300L은 배기량이 기존 250cc에서 286cc로 커졌다. 최고 출력도 2.6마력 상승한 27.3마력이며 최대 토크도 26.4Nm로 높아졌다. 기어비와 최대 토크 구간을 조정하여 기존 모델에서 약점으로 꼽혔던 퍼포먼스를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게도 랠리 버전에 비해 15kg 가볍고 시트고도 880mm로 슬쩍 낮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장점을 가져갈 수 있을 듯하다. 서스펜션도 개선되면서 노면 대응 능력이 좋아졌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식 출시 가격은 748만원으로 전작 대비 경쟁력도 확보했다.
CRF는 Competition Ready Four Stroke의 약자로 컴패티션 모델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L은 Legal, 즉, 공도용으로 대응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쿼터급 어드벤처 시장은 몇 해 전 글로벌 마켓에서 주목했던 시장이다. BMW G 310 어드벤처, KTM 390 어드벤처, 가와사키 버시스X 300, 스즈키 브이스트롬250 등 주요 브랜드에서는 이 시장에 대응 모델을 비슷한 시기에 연이어 내놓기도 했다. 도로 환경이 좋지 않은 아시아 및 남미 지역의 모터사이클 시장 성장도 한몫했고, 또 어드벤처 시장의 전체 볼륨이 커지는 것에 대응하여 디딤돌 모델로 생각했던 것도 있다.
어드벤처를 즐겨보자
그렇다면 쿼터급 듀얼퍼퍼스가 잘 됐을까?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고급 기종을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최근까지도 실제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즐기는 절대 인구가 적었던 것도 맞다.
험로 주파 능력도 기대된다
고가의 대형 모델 위주로 형성된 소규모 그룹이 하드하게 소비하던 어드벤처 시장에서 이제야 포용력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슈퍼커브나 베스파 등을 가지고 모토캠핑을 즐기는 에피소드들이 확산되고 재생산되면서 이제야 쿼터 어드벤처에 대한 니즈를 포용할 만한 시기가 된듯하다.
어드벤처 여행을 상상해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출시된 CRF300L의 활약이 기대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바이크를 궁금해하고, 이 바이크를 타고 더 많은 곳을 탐험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쿼터 어드벤처 시장이 커지면 결국 대형 어드벤처 시장 확대로 이어질 것이며, 다양한 레저 활동을 위한 모터사이클 시장이 더 풍성하게 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