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5일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박은숙 기자
LG전자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부로 MC사업부문(휴대폰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1995년 첫 휴대폰인 ‘화통’을 시작으로 계속 해온 휴대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LG전자 MC사업부문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화면이 말리는 ‘롤러블’ 개발을 추진하는 등 최근까지도 해당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지만, 지난해에도 84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누적 영업적자가 5조 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주요 경쟁사들이 보급형 휴대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며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업체들과 기존에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만 휴대폰을 생산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소비자와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방침이다. 휴대폰 사업 철수 결정에 따라 당초 예고했던 세계 최초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 결정은 지난 1월 말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사업부를 축소해 다른 사업부로 편입시키거나 매각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LG전자는 그동안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미국 구글과 매각 협상을 벌여왔지만 LG전자가 원하는 인수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없어 결국 사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LG전자는 이날부터 3700여 명에 이르는 MC사업부 직원들로부터 희망 근무 부서 신청을 받아 인력 재배치 작업에 돌입한다. 가전 공장과 연구소가 있는 경남 창원으로 가장 많은 직원이 배치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 등 그룹 계열사로도 직원들을 보낼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던 직원 상당수가 기술직이어서 별도 구조조정 없이 그룹 내부로 흡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권 사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