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사진)이 5일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배상 문제에 대해 판매사와 수탁사, 사무관리 회사의 다자간 배상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정영채 사장은 5일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투자업권 CEO 간담회를 마치고 “최고 의사결정 권한은 제가 아닌 이사회에 있지만, 금융감독당국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면서도 “다자배상안이 이사회나 고객을 설득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에게 우선적인 배상 조치를 하려고 하더라도 논리적 근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자체적으로 한 법리 검토에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적용이 무리하다는 의견이 나온 상태에서 이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자배상안은 NH투자가 배상하지 않고 피해가겠다는 것이 아니다. 관계사들이 연대 책임을 져야 앞으로 이 같은 사건에 모든 기관이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다자간 배상 결정이 된다면 1차적으로 우리가 다 배상을 하든, 일부를 내고 향후 법적 다툼을 하든 간에 최우선적으로 고객들에게 빠른 배상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한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의 전체 환매 중단 금액 5146억 원 중 약 84%(4327억 원)를 판매한 최대 판매사다. 다른 판매사에 대한 민원 접수는 별로 없어 이날 분쟁조정은 NH투자증권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앞서 NH투자증권이 하나은행, 예탁결제원과 함께 배상하는 구조의 다자배상안을 제안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 NH투자증권에서 조정을 신청한 옵티머스펀드 투자자 2명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내용의 100% 배상안을 분조위에 상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NH투자증권에 100% 배상안을 권고하게 된 배경에는 옵티머스 펀드가 제시했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펀드 사상 처음으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가 적용돼 100% 배상 권고가 내려졌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