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박은숙 기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6일 “모레(8일) 오전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당을 떠나겠다”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는 우리가 무난히 이길 것으로 본다”며 “저쪽이 아무리 네거티브를 써도 결과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8일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재보선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지난 6월 취임 이후 10개월 만에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향후 정치권에서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위원장이 8일 기자회견을 하고 의총에서 인사하고 승장으로서 떠난다고 한 애초 말씀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선국면에서 김 위원장이 재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당에서 앞으로 김 위원장의 정치적인 역량이나 경험들이 국가를 위해 쓰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우리가 정중하게 여러 형태로 한 번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분의 경험과 식견, 통찰력이 필요하면 모셔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위원장은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제3지대에서 힘을 모으거나,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의 연결고리를 해주는 역할 등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3선 의원은 “국민의힘 내에는 현재 차기 대선에 나설 뚜렷한 주자가 없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 경쟁력 있는 주자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 선거에서 승리까지 하면 김 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비대위원장은 그만두지만 ‘상왕’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나면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퇴임 직후 전대 준비위원회 구성이 의결되면 5월 중 새 지도부가 들어설 수 있다.
그때까지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처럼 당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갖는 ‘단일 지도체제’를 유지할지, 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협의하는 ‘집단 지도체제’로 바꿀지 등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8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