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이방이 나스닥에 상장하는 모습. 사진=이방 홈페이지 캡처
4월 6일 힌덴버그 리서치는 이방이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빼돌렸다고 발표했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의혹을 제기하자 이방 주가는 급락했다. 3월 중순 11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현재 5달러대까지 떨어졌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공매도 회사로 타깃 회사 주가를 일단 팔아 놓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갚는 방식이다. 힌덴버그 리서치가 최고점에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면 수익은 약 50%가 넘는 셈이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2020년 6월 이방이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약 4100억 원을 사업 개발 대신 의심스러운 상대와의 거래를 통해 회사 밖으로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한 예로 이방은 AMTD라는 회사 관련 채권에 1억 300만 달러를 썼는데, 이 회사는 사기와 공금 유용 의혹이 있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방은 창업자인 둥후의 친척에게 대출을 갚기 위해 2100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이방의 기술력도 문제 삼았다. ‘선도적인 비트코인 채굴기 생산 회사’라고 소개되고 있지만,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이방은 2019년 5월 채굴기 공개 이후 매출이 거의 없으며 2020년 상반기 채굴기 판매량도 6000대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근 출범한 이방의 암호화폐 거래소 이보넥스(Ebonex)도 거래량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했다.
힌덴버그 리서치는 “다른 중국 업체 사기와 마찬가지로 이방 주식을 투자자들이 계속 사는 한 주식을 계속 팔아댈 것”이라고 했다.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 발표 이후 이방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