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보이스피싱 범행 현장을 목격한 경찰관이 불심검문으로 용의자를 검거하는 모습이 학교 주변 CCTV에 녹화됐다. 사진=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0대 초반 남성 A 씨가 50대 남성에게서 돈뭉치가 든 것으로 보이는 종이봉투를 건네받는 모습이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피해자에게 돈을 건네받는 상황임을 직감한 박 경사는 두 사람에게 경찰관 신분을 밝히고 불심검문을 했다. 종이봉투에는 예상대로 현금다발로 1000만 원이 들어있었다.
박 경사가 돈 출처를 추궁하자 A 씨는 “정당한 업무”라고 변명했다. 그때 A 씨가 손에 든 휴대전화에서는 중국교포(조선족) 억양으로 ‘자리를 이동하라’는 말이 희미하게 흘러나왔다. 박 경사는 A 씨 도주를 제지한 채 울주서 형사과에 출동을 요청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정부 지원자금을 저리로 대출하려면 기존 대출금 1000만 원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이는 보이스피싱 조직 수거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를 보고 일하게 됐다”면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여죄와 공범 등을 수사 중이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