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람 사이에만 궁합이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식재료 중에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재료들이 있다.
늘 함께 상에 오르는 멍게와 해삼, 복어 음식에 빠질 수 없는 미나리, 돼지고기와 곁들이면 좋은 부추까지 맛은 물론이고 영양까지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처럼 봄날 단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꼭 함께 부르게 되는 멍게와 해삼, 소라처럼 함께 거제 바다를 누비는 해녀 삼총사가 있다. 해녀 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최영희, 윤수연, 이소영 씨 세 사람은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 단짝이 됐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뒤늦게 해녀의 길에 선 세 사람은 늘 서로에게 의지가 됐고 거센 물결에 위험한 순간이 있을 때면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사이다.
오늘도 삼총사는 바다가 아낌없이 내어준 멍게와 해삼, 소라, 문어를 들고 양손 무겁게 집으로 돌아왔다. 제철 맞은 멍게는 살짝 데쳐내면 쫄깃한 식감과 은은한 향이 일품이고 바다의 삼이라 불리는 해삼은 말려두었다가 육지의 삼, 인삼과 함께 끓여내면 고된 하루를 달래주는 최고의 보양식이 된다.
멍게와 해삼 내장을 넣고 비벼낸 비빔밥과 해삼, 소라에 미나리를 썰어 넣고 유자청과 김을 곁들인 해삼소라범벅은 거제 바다의 향긋한 봄을 느끼게 한다. 인생 2막을 바다에서 시작한 해녀 삼총사의 봄날 꿈으로 가득한 밥상을 만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