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스쿼드’에 포함돼 메이저리그 원정길에 동행했다 텍사스로 돌아온 양현종은 연습경기에 나서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사진=이영미 기자
류현진을 취재하고 서둘러 라운드록으로 향했던 기자 입장에선 트리플A 연고지에서 연습 경기를 치른 양현종과 텍사스 홈구장에서 공을 던졌던 류현진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 되는 걸 느꼈다.
3월 30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등판했던 양현종은 당시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떠나 처음 경험한 빅리그 마운드에서 양현종은 심하게 흔들렸고, 결국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양현종의 실전 등판은 9일 만이었다. 빅리그 로스터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택시 스쿼드’라는 낯선 수식어에 포함돼 텍사스 선수단과 함께 개막 원정 경기를 함께했고, 선수단이 홈으로 돌아가자 그는 남은 선수들과 함께 라운드록으로 옮긴 후 오랜만의 실전 등판을 갖게 된 것이다.
8일 양현종은 휴스턴 선수들을 상대로 2이닝 동안 24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줬다. 24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가 17개. 최고 구속은 시속 91마일(146.5km)이 나왔다. 묵직하게 꽂히는 포심 패스트볼은 일품이었다. 휴스턴 선수들의 방망이가 계속 헛돌며 삼진을 이끌었기 때문.
기약 없는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 더그아웃에 앉은 양현종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사진=이영미 기자
자신의 이닝을 모두 마무리하고 더그아웃에 앉은 양현종의 표정은 생각이 많아 보였다. 아직 마이너리그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 당분간 대체 캠프에서 구위를 가다듬으며 기회를 기다리겠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은 양현종에게 시련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8일 등판을 앞둔 양현종은 더그아웃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를 마치고 알링턴으로 돌아오면서도 양현종의 그 모습이 잊히질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