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미국이 한국에 대해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 참가를 강력히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닌 바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일요신문DB
청와대는 11일 이 같이 입장을 내고 “미국 측의 대북정책 검토 막바지 단계에서 개최된 한미 국가안보실장 간 양자협의, 한미일 3자 협의에서 북한 관여 방안 등 대북정책 전반과 역내 협력 문제에 대해 긴밀하고 생산적인 협의를 가졌다”라며 “(기사) 인용은 부정확하며 기사는 협의 내용을 반영하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하며 쿼드 참여를 강하게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요구에 대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기본적으로 (미국 측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우리 입장도 알아달라”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쿼드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협의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쿼드 참여에 대해 “포용성·개방성·투명성 등 협력 원칙에 부합하고 국익과 지역, 글로벌 평화 번영에 기여한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신문은 또 서훈 실장은 미국에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요구했지만 미국 측은 “과거 정권처럼 무분별한 대화는 앞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반응했다고도 보도했다.
앞서 지난 2일 서훈 실장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양자 회담을 했고, 이어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포함한 한미일 3자 안보실장회의에도 참여했다.
외교가에선 한국이 미중 간 균형외교를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월 31일 내신기자단 간담회에서 “미국이나 중국도 이러한 (양자택일) 선택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우리의 기본 입장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중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 등 가치·명분을 중요시하고 중국은 패권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한국의 균형외교는 지속적인 설득과 협의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