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사진) 신임 대표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이 선임됐다. 사진=롯데쇼핑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온 대표직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오는 12일 나영호 대표를 영입한다.
나영호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삼성물산, 현대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 몸 담아온 이커머스 전문가다. 그는 1996년 롯데그룹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롯데온 전신) 창립에 관여했다.
롯데온은 백화점·마트·슈퍼·롭스·하이마트·홈쇼핑·닷컴 등 롯데의 7개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쇼핑 플랫폼으로 론칭 전 3조 원의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6년 롯데닷컴을 선보이며 온라인 쇼핑에 첫 발을 내딛은 역사도 지녔다. 하지만 그간 업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14일 사장단회의에서 “(롯데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고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롯데온을 간접적으로 질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의 비중을 높이면서 온·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롯데온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부사장 직위까지 준 것은 그룹 미래와 사업 전략 측면에서 롯데온의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나영호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와 스마일카드 등 굵직한 사업을 주도한 경력을 지녔다. 그는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외부 인사를 새로 영입하는 등 조직 정비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초 이베이코리아 사정을 잘 아는 나영호 대표를 영입한 것 자체에 이런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가 지난 3월 말 선정한 본입찰 적격 후보 명단(숏리스트)에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SK텔레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3월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해 “충분히 관심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