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스포츠서울지부가 김상혁 굿모닝미디어그룹 회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서울지방노동청에 고소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스포츠서울 사옥 앞에서 열린 스포츠서울 노조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스포츠서울 제공
스포츠서울 노조는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스포츠서울 사옥 앞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서울지방노동청에 고소장을 정식으로 접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장형우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 의장, 최광호 KBS 공정방송실장 등이 참석했다.
스포츠서울 노조에 따르면 스포츠서울 대주주인 김상혁 회장은 최근 편집국 부장과 기자 등 6명에게 차례로 면담을 갖고 “부서장은 노조를 가입하면 안 된다”, “부장을 맡기면 노조를 탈퇴할 건지 결정해라” 등의 요구를 했다.
인수 당시 약속과 다른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추진도 노사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김상혁 회장은 지난해 5월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에 들어간 스포츠서울을 인수하며 대주주로 등극했다.
황철훈 스포츠서울 노조위원장은 이날 “김상혁 회장은 인수계약서 서명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대규모 정리해고를 감행하고 있다”며 “이뿐만이 아니다. 뒤숭숭한 틈을 타 신문사의 근간인 편집국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서울은 노사간 단체협약을 통해 편집국장 임명동의제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최근 사내이사를 동원해 국-부-팀 단위로 조직된 편집국을 부서로 강등시키는 직제개편을 시도, 편집국장 임명동의제를 무력화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무력화와 정리해고의 배경으로 스포츠서울의 상장폐지 위기가 꼽힌다. 지난 2019년 코스닥 상장사인 스포츠서울은 상장폐지 사유인 회계 감사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12월 상장유지·폐지 여부를 결정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절차를 앞두고 있다. 3월 회계법인인 스포츠서울은 오는 4월부터 최소 6개월간 영업이익이 나와야 상장유지가 가능하다.
황철훈 위원장은 “스포츠서울은 지난 2004년 코스닥 상장 이후 투기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해 수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어왔다. 우리 구성원들은 오직 스포츠서울의 정상화를 꿈꾸며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고통을 인내하며 묵묵히 버텨왔다”며 “스포츠서울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다시 1등 신문으로 우뚝 설 때까지 노조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