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가무·남산의별·골드케어·스카이망치는 지난 경주에서 달라진 경주력을 선보였다. 경주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흑룡가무(국6·수)
흑룡가무는 서울 33조 서인석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수말로, 직전 다섯 번째 경주에서 깜짝 2위(단승식 213.8배)를 기록하며 뚜렷한 전력 변화를 보였다. 490kg대의 좋은 체구와 기본 이상의 혈통을 지녔기에 앞으로 좀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 7월 데뷔전에서 3위를 기록했다. 막판 탄력은 날카롭지 않았지만, 끈끈한 근성을 보이며 경주마로서의 기본기는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후미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21마신 차 11위에 그쳐 큰 실망을 안겼다. 외부 휴양을 다녀온 후 3개월 만에 펼친 세 번째 경주에서도 후미 고전 끝에 12마신 차로 8위를 했다. 네 번째 경주 역시 달라진 모습 없이 11마신 차 11위에 머물렀다.
지난 4월 4일에 있었던 다섯 번째 경주에서 완전히 다른 말이 돼서 나타났다. 이전 경주와 달리 이번에는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막판 결승선에서도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자력으로 2위를 차지했다. 복승식 258.1배, 삼복승식 845.3배, 삼쌍승식은 무려 3399배의 초고배당이 터졌다. 최근 4연속 바닥을 쓸다보니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혈통은 기본 이상은 된다. 부마 카우보이칼은 지난번에 소개했듯이 앞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씨수말이다. 카우보이선(24전 10승)을 비롯한 1군마를 12두나 배출했다. 모마 하버걸도 좋은 혈통을 지녔다. 외조부 보스턴하버는 1996년 챔피언 2세 수말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경주마였다.
현재 6군에 속해있으나 3군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490kg대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거리 적성이 길어 장거리에 유리하고, 조교사가 과천에서 조교를 가장 잘 시키는 서인석이라는 점 때문이다.
#남산의별(외4·수)
남산의별은 서울 34조 리카디 마방 소속의 미국산 3세 수말로, 직전 다섯 번째 경주에서 처음으로 3위에 진입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데뷔전에서는 순발력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막판에도 별다른 능력을 보이지 못해 출전마 11두 중 7위로 골인했다. 존재감 제로의 데뷔전이었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11두 중 5위를 차지하며 순위는 올랐으나 역시 걸음에는 변화가 없었다. 중위권 외곽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막판 탄력은 여전히 밋밋했다. 세 번째 경주에서도 시종일관 후미에서 고전하다 9위에 그쳤다.
네 번째 경주에서 전력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중위권 외곽질주를 펼친 후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4위까지 올라온 것이다. 3위권과는 능력 차이가 있었으나 그동안의 부진에서는 완전히 탈피한 모습이었다. 수면 아래 머물다가 처음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느낌이랄까.
지난 4월 4일 다섯 번째 경주에서 처음으로 3위에 진입했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67.1배일 정도로 편성이 강해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경주 내용도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그야말로 완벽한 변화였다. 초반에는 순발력 부족으로 중하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3코너부터 외곽에서 2선에 가세했다. 데뷔 이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드디어 말이 알아서 꿈틀대는 느낌이었다. 결승선에서도 탄력적인 걸음을 이어갔다. 비록 입상에는 실패했지만, 강자들을 상대로 대단한 선전을 펼쳤다. 우승마 볼트맨(단승식 1.7배)과는 불과 0.5초 차이였고, 나머지 인기마 발베니와 마이티팝을 완전히 제압하는 강인한 모습이었다.
혈통은 나쁘지 않다. 부계와 모계 모두 기본 이상은 되는 좋은 혈통이다. 특히 모마 콜더키티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3위 2회를 포함해 24전 4승을 기록하며 12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벌었다. 또한 거리적성도 상당히 길게 나온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들게 한다. 현재는 4군에 머물러 있지만 잠재능력이 뛰어나 2군까지도 가능해 보인다.
#골드케이(국6·거)
골드케이는 서울 18조 박대흥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거세마다. 직전 세 번째 경주에서 깜짝 3위(단승식 113.6배)를 기록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데뷔전에서는 23마신 차이로 12위에 그쳤다.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무기력했다. 순발력 부족은 물론 막판에도 허덕거려 안타까움마저 들 정도였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7위를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으나 걸음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밋밋한 걸음 속에 우승마 ‘터프맨’에게 무려 14마신의 큰 차이를 보였다.
4월 10일 세 번째 경주에서 의외의 선전을 펼치며 깜짝 3위를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빠른 출발을 하며 2선에서 선입 전개를 펼쳤다. 4코너를 세 번째로 돈 후, 직선주로에서도 밀리지 않고 끝까지 끈기를 발휘하며 3위를 지켰다. 막판 탄력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이전과 달리 선입권에서 초반부터 힘을 소비했음에도 막판까지 버텨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 모래에 대한 적응력도 한결 좋아졌고, 초반 스피드와 끝걸음 모두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
혈통적으로 뛰어나지 않지만 기본은 된다. 부마 올드패션드는 작년 씨수말 순위에서 6위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모았고, 올해도 4월 13일 현재 3위를 달리며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거리 적성이 짧다는 점은 아쉽다. 모마 문적옥답은 자마 세 마필을 배출했으며, 뮤지니가 2군, 센토사와 아람누리가 4군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역시 기본은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현재 6군에 속해있지만 4군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스카이망치(국6·거)
스카이망치는 서울 14조 이신영 마방 소속의 국내산 3세 거세마(포입마)로, 데뷔전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며 2위를 기록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주행심사에서는 1분 04초 2를 기록하며 3위로 통과했으나 강인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중위권 안쪽에서 최적의 레이스를 펼쳤고, 결승선에서도 강한 추진과 채찍을 동반했지만 눈에 띄는 탄력은 보이지 못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수준의 주행심사였다.
하지만 데뷔전에서 의외의 능력을 발휘했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12.6배로 인기순위는 6위에 불과했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초반 좋은 출발 이후 중위권에서 힘을 안배하며 차분하게 레이스를 풀어나갔다. 여섯 번째로 결승선에 들어선 후 막판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해찬’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으나, 반 마신의 근소한 차이였고 결승선 통과 시에는 잡는 걸음이었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다. 모마 새시미스엘리자베는 현역 시절 블랙타입 2승과 2위 1회를 포함해 11전 4승 2위 3회를 거두며 12만 달러의 많은 상금을 획득한 뛰어난 능력마였다. 특히 1700m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3군, 또는 그 이상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